27일 오후 2시 군위군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서는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관한 주민설명회 및 유치결의대회가 열렸습니다.
주민설명회는 공항이 들어왔을 때 경제적 손익을 따지고, 절차, 유치 이후 주민에게 미칠 영향을 설명하고 주민 의견을 듣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군위군(군수 김영만) 주도로 진행된 설명회 바로 직후 공항 유치 결의대회를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사였습니다.
찬성과 반대 의견이 어떻게 결론 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유치 결의대회를 연다는 것 자체가 주민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겠다는 기만적인 발상입니다. 즉, 반대 의견이 많을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하지도 수렴하지도 않은 독단 아니겠습니까?
설명회 참석 인원은 실제 600여 명이 맞지만, 설명회 직후 진행된 유치 결의대회에는 유치반대주민 절반 이상이 퇴장해 200여 명만 남았습니다.
설명회와 유치결의대회 두 사진을 비교해 보더라도 주민들의 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경북일보>, <세계일보>를 포함한 다수 언론은 공항 유치에 결의대회를 열었다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무비판적으로 이 기사를 접하는 다수 사람들은 주민 600여 명 모두가 공항유치에 찬성하는 것처럼 오해할 것입니다. 심지어 타 언론은 공항 유치 찬성 열기가 대단하다고 의도된(?) 오보를 냈습니다.
당시 행사장 밖에서는 공항 유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집회를 열었습니다. 합법적으로 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내고 진행한 집회이니만큼, 기자님이 관심만 조금 가졌었어도 집회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현장에 직접 와서 취재했다면, 명백한 왜곡보도입니다.
혹은 직접 취재하지 않고, 군위군청이 만든 보도자료를 여과 없이 그대로 기사로 쓴 것이라면 타 언론 기사도 대조해서 보다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습니까?
한국 언론 지형에서 지자체 발표를 언론이 수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은 이해가 되지만, 실제로 그 현장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 검증하는 것이 기자 된 도리와 역할 아니겠습니까?
행사장 밖에서 공항 유치 반대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소수가 아니었습니다. 더욱이 설명회 직후 유치결의대회에 참석하지 않고 곧장 퇴장한 반대 주민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600여 명 모두가 공항 유치에 찬성한 듯 보도하는 것이 공항 유치 반대 입장을 표명한 주민들에게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지 고려는 해보았습니까?
<경북일보>를 비롯한 다수 신문사의 정체성과 언론 자유를 침해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다만 사실에 근거하고 보다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보도하는 언론이 제대로 된 언론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어렵다면 법적, 정치적 약자이며 소수자인 주민 의견도 청취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권력의 눈치를 보고 그들의 입맛에 맞추는 언론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흐리고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였는지 역사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권력에 직언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대다수 사람들이 바라는 언론의 ‘참모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