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 사무소 현판을 “내시환관당”으로 바꿔버렸던 대구 시민들이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대구 중남구를 지역구로 둔 새누리당 곽상도 국회의원에게도 새로운 간판을 선물로 선사하려 했지만, 경찰에 막혀 무산됐다.
24일, 대구 중구 동성로 대중교통 전용도로에는 주최(박근혜퇴진대구시민행동)측 추산 3,500여 명(경찰 추산 1,200여 명)이 모여 8차 박근혜퇴진촉구시국대회를 열었다. 오후 5시, 만민공동회부터 참여하기 시작한 시민들은 오후 6시부터 2시간가량 이어진 8차 시국대회에서도 촛불을 들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지난 11월 수능을 친 정수정(19) 씨는 이날 두 번째 시국대회에 참석해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 국정교과서 정책을 비판했다. 정 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 나라가 이 꼴이 된 건 역사 왜곡 때문이라고 했다고 하더라.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이 나라가 이 꼴이 된 건 박근혜 대통령 당신이 만든 역사 왜곡 때문”이라고 박근혜 정부 들어 추진된 역사 왜곡 정책을 꼬집었다.
정 씨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돈을 위해 몸을 판 매춘부가 아니다. ‘돈 줬으니까 이제 됐어’ 하고 집에 가실 분들이 아니고, 진정한 사과를 원하고 있다”며 “국정교과서 역시 박 대통령이 아버지를 위해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저도 아버지 사랑한다고 해서 아버지가 국가적 영웅이라고 교과서를 만들어서야 되겠느냐”고 힐난했다.
경산에서 대학을 다닌다는 전해수 씨는 “매주 토요일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나오면 집회가 한창이어서 참석만 하곤 했다”면서 “오늘은 발언을 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나왔다. 여태까지 대한민국은 정의롭지 못한 나라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조금은 더 정의로운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제 시작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가 정의로운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저녁 7시 50분께,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새누리당 곽상도 의원 사무소로 행진을 시작해 8시 30분께 곽 의원 사무소 앞에 도착했다. 곽 의원 사무소에 도착한 이들은 “국정농단 부역자, 남사스런 초보금뺏지 곽상도”, “자칭 진박, 타칭 간신, 초선하고 정계은퇴할 곽상도의 죄상”이라고 적힌 새로운 현판을 부착하려 했지만 경찰과 충돌이 우려돼 무산됐다.
대신 “박근혜 정부 전 민정수석, 지금은 모르쇠 뺑소니범”, “친일교과서 옹호 발언 파렴치범”, “도로 새누리당의 개가 웃을 윤리위원”, “강기훈 유서 대필사건 조사 악질검사”라며 ‘죄명’을 나열한 현수막을 공개하고 곽 의원을 규탄했다.
서승엽 박근혜퇴진대구시민행동 대변인은 “곽상도 의원은 박근혜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냈고, 스스로 진박이라며 국회의원에 당선됐다”며 “민정수석 당시 최순실을 몰랐다면 직무유기다.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곽 의원 사무소를 행진 목적지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곽상도 의원 사무소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갖고, 오는 31일 2016년 마지막 퇴진 촉구 시국대회에서 만나기를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