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년들이 박근혜 대통령 구속과 새누리당 해산을 요구하며 ‘박근혜 구속 영장’, ‘새누리당 해산 명령서’를 발부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직장인 등 대구지역 청년 20여 명은 지난 1일 ‘박근혜 구속/공범 새누리당 해체 대구청년결사대’를 꾸렸다. 대구시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24시간 농성을 벌이다 지난 5일 오전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앞으로 베이스캠프를 옮겼다.
6일 오후 6시께 대구청년결사대 베이스캠프는 작은 텐트 3동과 함께 10여 명이 촛불집회 준비로 분주했다. 새누리당사가 있는 건물은 1층 대구은행 ATM 창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불이 꺼진 뒤였다.
이들은 가장 먼저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긴급 체포 영장 및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죄명은 국헌문란(내란죄), 수뢰(뇌물),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이다. 범죄 사실은 “헌법을 문란케 하여 주권자인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각종 부정부패를 자행하여 국익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으며, 세월호 참사 후 7시간 동안 국민을 내버려 두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적었다.
대구청년결사대는 “국헌문란 범죄피의자 박근혜, 최순실 일당과 공모해 국익 손상 및 헌법파괴”를 사유로 ‘새누리당 해체 명령서’도 발부했다. 해산 사유 요지는 ▲헌법 파괴 ▲반성의 기미 없이 범죄 피의자의 범죄 은닉을 도와준 점 ▲200만 촛불을 종북세력의 선동으로 비하한 점 등이다.
결사대원인 조석원(34) 씨는 “새누리당이 아직도 국민들의 분노를 담아내지 않고 친박, 비박으로 나뉘어 자기 살길만 찾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공모자이고 공범자이고 범죄자들이다. 그런 자들이 아직 정치 활동을 하고 있으니 아주 심각한 문제”라며 “오늘 대구 동구 정종섭 의원실에 해산 명령서를 전달했다. 정종섭 씨는 유명한 헌법학자인데, 지금 자기가 쓴 책과는 전혀 반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구속 영장과 새누리당 해산 명령서를 새누리당 당사 앞에 부착하고, 탄핵에 반대한 대구⋅경북 새누리당 국회의원 사무소에도 해산 명령서를 붙이고 있다. 탄핵 소추안 표결이 이루어지는 오는 9일까지 매일 저녁 7시에는 촛불집회도 열고, 24시간 농성을 할 계획이다.
대구청년결사대를 응원하기 위해 왔다는 도은영(25) 씨는 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촛불집회 발언을 준비했다. 도 씨는 “이분들의 행동력에 반해서 왔다. 이렇게 와서 도와주는 거라도 하고 싶었다”며 “박근혜 씨가 국회의원이 된 이후 한 거라고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한 거 말고는 없다. 역사의식도 없어서 자기 아빠가 잘한 줄 알고 있다”며 말했다.
그러면서 “영남대학교에도 문제가 많다. 영남대 새마을학과에 2년 전부터인가 신입생부터 4년 전액 장학금을 준다. 그것도 특혜라고 생각한다. 새마을운동 관련 과라는 이유로 그런 특혜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달 초 영남대학교가 400억 재정 적자에 빠진 것이 알려지자 무분별한 새마을운동 관련 사업 투자 때문이라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촛불집회를 준비하는 동안 세월호 참사 후 7시간 중 90여 분 동안 머리 손질을 했다는 보도가 뜨자 대원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한 대원은 “설마. 머리 손질이 아니라 뇌수술을 하셨겠지. 그래서 국가안보 때문에 이야기 못 한다고 하셨겠지”라며 비꼬기도 했다.
이들은 오는 9일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더라도 새누리당 해체를 위한 행동은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조석원 씨는 “춥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춥기는 한데 밤에 잘만하다. 지나가는 시민들이 힘내라고 빵, 두유, 귤 등 간식을 주고 가신다. 몇몇 분이 욕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극소수다”며 “탄핵안이 가결되면 또 다른 방식으로 새누리당 해체를 위한 행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