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대학교 학생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대학생 동맹휴업에 나섰다. 대구경북 대학 가운데는 최초다. 25일 대구교대를 포함한 전국 10개 교육대학과 숙명여대가 동맹휴업을 벌였다.
25일, 대구교대 총학생회는 하루 수업 거부를 선언했다. 23일부터 이틀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수업 거부 총투표를 벌였고, 재학생 1,243명 중 96%가 찬성했다. 동맹휴업 결정에 따라 교수들은 이날 대부분 수업을 휴강했다.
이날 대구교대 총학생회와 전국교육대학생연합 ‘그리하야’ 실천단 대구지부(단장 김태환 대구교대 총학생회장)는 오후 4시 대구교대 종합운동장에서 집회를 벌였다. 대구교대 재학생 270여 명과 교수, 졸업생이 함께했다.
대구교대 총학생회는 “노동자들은 11월 30일 총파업을 결의했고, 농민들은 농기계를 몰고 서울로 향했다. 6월 민주항쟁 때 전국의 대학생들이 앞장서 항쟁을 이루어냈다”며 “우리는 시국선언으로 행동을 멈춰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아이들에게 참된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섭 대구교대교수협의회 의장은 “여러분 등록금과 여러분 부모님이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아먹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밥값하러 나왔다”며 동맹휴업에 나선 학생들을 응원했다.
박기섭 의장은 “내가 대학 다닐 때는 군인들이 정치하는 군사독재 국가였다. 지금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렇게 자기주장을 할 수 있으니 굉장히 좋다. 민주주의를 끝까지 수호하기 위해 여러분들이 정확하고 객관적인 자기 주장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졸업생이자 전교조 대구지부에서 활동하는 교사들도 참석했다. 대구 화동초등학교 교사 임성무(대구교대 82학번) 씨는 “우리가 교육 대학에 온 이유는 직업으로서 교사도 중요하지만, 교육자가 되고 싶어서 온 것이다. 저도 31년째 교사를 하고 있지만 교사가 되기 너무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세상을 바꾸고 정말 아이들에게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교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여러분 지지합니다”고 응원했다.
재학생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김동현(특수통합과) 씨는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아직도 청와대를 점령하고 중대한 사항을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히 박근혜 대통령은 피해자가 아니라 피의자다”며 “교사는 정치적이면 안 된다는 이유로 가만히 있어서 안 된다. 이러한 중립은 무너져가는 민주주의를 그저 지켜보는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유림(수학과) 씨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집회에서 등장하는 여성 비하, 장애인 비하 발언을 지적했다. 현 씨는 “우리가 되찾고자 외치는 것은 민주주의다. 우리의 권리를 외치면서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우리는 가해자 대통령의 피해자로서 분노와 억울함을 느끼고 있다.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한 과정에서 또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한다면 우리는 또 다른 가해자가 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집회는 2시간가량 이어졌으며, 참가한 학생들의 강강술래로 마무리했다. 이들은 26일 오후 4시, 대구교대 정문에서 출발해 대구 4차 시국대회가 열리는 중구 반월당네거리까지 약 1km를 행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