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구 시민들이 준비하는 ‘전태일 46주기 대구시민노동문화제’가 준비된다. 현재까지 시민 235명이 추진위원에 참여했고, 대구참여연대,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대구노동사목 등 시민·사회·노동·종교단체 49개도 함께한다.
1970년 11월 13일,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는 외침을 남기고 산화한 전태일은 대구에서 태어났다. 대구 출신인 그를 기억하기 위해 지난해 시민의 자발적 모금으로 ‘전태일 대구시민문화제’가 시작됐다. 올해는 대구노동사목, 민주노총 대구본부 등 2013년부터 ‘전태일 열사 추모 대구노동자문화제’를 주최한 노동단체도 함께하는 전태일 시민노동문화제로 준비됐다.
‘전태일 46주기 대구시민노동문화제 추진위원회’(추진위)는 15일 오전 대구 중구 YMCA 청소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추진위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태일 노동영화제’도 연다.
추진위는 오는 18일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광장에서 전태일 46주기 대구시민노동문화제 ‘기억이 투쟁이다’를 시작으로 다양한 행사로 전태일과 시민이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
19일에는 지난해에 이어 전태일의 동생 전태삼 씨가 안내하는 ‘전태일 삶의 자취 따라 걷기’가 준비된다. 전태일이 다녔던 옛 청옥고등공민학교(현 명덕초등학교)에서 출발하는 이 시간에는 전태일이 대구에서 생활했던 공간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같은 날 대구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에서는 전태일 노동영화제가 개막한다. 19, 20일 이틀간 진행되는 영화제에는 특별한 손님들도 함께한다. 19일 오후 1시 30분, 이명박 정부 시절 해직된 언론인을 다룬 영화 ‘7년, 그들이 없는 언론’ 상영 이후 김진혁 감독과 GV가 마련된다. GV에는 김진혁 감독뿐 아니라 도성진 대구MBC 기자도 함께해 언론 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날 저녁에는 영화 ‘야근 대신 뜨개질’ 상영과 박소현 감독, <단속사회> 저자인 문화학자 엄기호 씨와 GV도 이어진다.
20일에는 오후 1시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 씨를 다룬 영화 ‘어머니’를 상영하고, 오후 2시 50분부터는 이소선 평전 북 콘서트가 열린다. 이어 오후 5시에는 영화 ‘깨어난 침묵’ 상영과 GV, 7시 30분 영화 ‘천막’ 상영과 GV가 마련된다. 더 자세한 일정은 오오극장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끝으로 23일에는 대구YMCA 청소년회관에서 ‘삼인 삶색 토크콘서트, 오늘의 전태일’이 열린다. 1년 동안 복직투쟁을 한 경북대병원 주차노동자 이흑성 씨, 구미에서 500일 가까이 복직 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아사히글라스 해고노동자 차헌호 씨, 6년째 해고노동자인 상신브레이크 조정훈 씨가 우리 시대 전태일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추진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태일 정신 속에 추락한 노동현실을 극복하고 인간존엄과 인간다운 삶을 쟁취할 힘이 들어있고, 1% 가진 자들과 이를 비호하는 정권을 꺾을 투쟁이 들어있다”며 “노동현실을 개혁하고, 수천의 노동조합을 태동시킨 전태일의 투쟁을 기억하는 것은 노동의 새 미래를 개척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