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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대구대교구가 인권 유린, 횡령 의혹 등 계속되는 논란에 대구시립희망원 운영권을 대구시에 반납했다. 희망원대책위는 일단 환영하면서도 “또 다른 위탁업체를 찾는 것이 아닌 ‘탈시설’ 계획을 포함한 혁신적 운영 모델 마련”을 대구시에 주문했다.
8일, 대구시는 천주교대구대교구 유지재단이 대구시립희망원 운영권 반납 의사를 표명해 대구시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운영권 반납과 관련해 천주교대구대교구장 비서실장인 김성래 하상바오로 신부는 “저희가 먼저 반납 의사를 밝혔고, 그 사유는 대구시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하라”며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대구시립희망원 총무팀 관계자는 “교구에서 결정한 사항이고, 저희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희망원에 대한 언론과 시민사회단체의 잇따른 의혹 제기로 인해 시설의 정상적인 운영 및 생활인 보호가 어렵다는 이유로 대구시에 희망원 운영권 반납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비록 시 특별감사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더 이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반납 의사를 수용하기로 하였다”며 “다만, 새로운 위탁법인 선정 시까지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시설을 정상적으로 운영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고 밝혔다.
대구시 복지정책관실 최문도 주무관은 “급작스럽게 결정된 상황이다 보니 공모 절차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마련된 게 없다. 공모 요건이나 기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문제를 제기해 온 ‘대구시립희망원인권유린및비리척결대책위원회'(희망원대책위)는 대구시와 천주교대구대교구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희망원대책위는 8일 성명서를 내고 “희망원 운영권 반납은 너무 당연하고, 늦었지만 환영한다. 그러나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사태의 책임을 언론과 시민사회단체 탓으로 돌리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지금이라도 각종 의혹에 대해 밝히고 사죄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희망원대책위는 대구시의 새로운 위탁 법인 공모 계획에 대해 “그냥 또 다른 위탁업체를 찾는 방식이라면 시민적 저항을 불러올 수 있음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언제까지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희망원을 운영하고, ‘탈시설’ 계획을 포함한 혁신적 운영 모델을 언제까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희망원대책위는 대구시립희망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운영권 반납으로 인한 새로운 운영 방식 마련 등에 대책위가 참여하는 ‘인수위원회(가칭)’ 구성을 대구시에 요구했다.
대구시 감사관실은 대구시립희망원 특별감사 기간을 11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관련 기사 : 대구시립희망원, ‘강제 감금’ 등 추가 의혹 제기, 전국 장애인단체, 천주교대구대교구에 희망원 운영권 반납 요구, “구희망원 책임자 직무정지, 운영권 반납 시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