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첫 실내 무료급식소 개소 “눈비 걱정 없어요”

동구 신천동 개소···15일부터 급식 시작

15:22

“동대구역에서 밥을 안 주니 그동안 집에서 먹다가 굶다가 했지요. 무료급식소가 여러 개 있다고 하는 데 있어도 모르고 찾기도 힘들었어요. 실내에 급식소가 개소했으니 이제 눈비 걱정 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겠어요.” (동구 율하동 주민 김숙자 씨, 75)

민간이 운영하는 대구의 첫 실내 무료급식소가 15일 개소식을 열고 운영을 시작했다.

앞서 동대구역 일대에서 야외 무료급식소가 운영됐으나, 2013년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공사로 터를 잃게 됐다. 2014년 5월부터 인근 지역 교회 등 10여 군데에서 개별적으로 무료급식을 시행했다. 이후 설문조사 등을 거쳐 실내 무료급식소 운영 필요성이 제기되자 반빈곤네트워크 등 관련 단체에서 대구시에 실내 무료급식소 설치를 요구했지만, 결국 대구시 지원없이 민간에서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

15일부터 대구시 동구 신천동 동대구새마을금고 2분소 지하 1층에서 운영되는 무료급식소 ‘희망나눔의 집’은 구세군이 운영한다. 희망나눔의 집 리모델링 경비를 포함한 총 운영비는 한국가스공사의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금 1억5,500만 원에서 충당했다.

희망나눔의 집은 198㎡ 규모로, 동시에 최대 120명이 입장할 수 있다. 점심 배식 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저녁은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이외에도 점심 배식 이후인 오후 2시부터는 매주 화요일 한글교실, 수요일은 노래교실과 인문학 강좌, 목요일은 경제교실과 취업상담을 한다. 월 1회 무료법률상담과 무료진료도 할 계획이다.

구세군 동대구상담소는 “노지 급식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노숙인과 어려운 이웃에게 편안하고 위생적인 급식공간을 제공해서 정신적 빈곤을 채우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등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중 구세군 동대구상담센터 소장은 15일 오전 11시 열린 개소식에서 “밥은 희망이다. 이곳에 희망을 드시러 오는 것”이라며 “희망을 우리 모두가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김차중 한국가스공사 경영관리처장은 “동대구역에 노숙인이 많이 모여서 무료급식을 받았었는데 중단된 사연을 알게 됐다”며 “이 시설이 급식 지원뿐만 아니라 정신적 위안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