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시청 인근에 설치된 박근혜 대통령 규탄 현수막과 故백남기 농민 추모 분향소가 1일 ‘좌빨’, ‘철거’, ‘X’ 표시 낙서로 훼손됐다.
12개 경산지역 정당·시민사회·노동단체로 구성된 2016년민중총궐기경산준비위는 지난달 18일 경산시청 인근에 현수막 10여 장과 분향소를 설치한 바 있다.
훼손된 현수막은 8장으로, 녹색당·민중연합당·정의당 지역위원회에서 건 정당 현수막도 포함돼 있다. 분향소 천막도 낙서로 훼손됐다. 현수막은 각각 ‘국정파탄, 허수아비 정권, 박근혜는 하야하라’, ‘비선실세, 국정농단 박근혜정권 퇴진’, ‘쌀값폭락 살인정권 박근혜 정권 퇴진’, ‘국가폭력 희생자 故 백남기 농민을 애도합니다’ 등이 적혀 있다.
천호준(62) 경산시농민회 와촌면지회장은 “故백남기 농민 추모를 위한 분향소에 전형적인 백색테러를 당한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지금 어느 누가 이런 짓을 하겠나”라고 당혹스런 심정을 말했다.
이어 “현수막은 소유권 있는 재산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도 훼손해서는 안 된다. 특히 정당에서 건 현수막은 법으로 보호받는 것”이라며 “재물손괴, 모욕 등 혐의로 고소는 물론 경찰에 엄정 수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최측은 이날 오후 2시 경산경찰서장을 만나 엄정 수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경찰도 재물에 대한 훼손으로 보고, 피해 진술을 받아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