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구미지부는 구미시로부터 무상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경북 구미 공단동 소재 구판장 건물(지하 1층, 지상 3층)을 2014년부터 제3자에게 돈을 받고 임대(전대轉貸)한 바 있다. 지난 17일 본지 보도 당시 구미시는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노총 전대는 임대 계약 조건을 위반한 행위로, 임대 취소를 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미참여연대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5년 12월 당시 구미시와 한국노총이 체결한 위탁갱신계약서를 공개했다. 이 위탁갱신계약서로 한국노총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구판장 건물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계약서 허가조건 7조 사용인 행위제한 조항을 보면, 사용허가를 받은 재산을 전대 또는 권리를 양도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한국노총의 제3자 임대 행위는 허가조건 위반이다.
이 계약서는 구미시와 한국노총이 이 건물 임대를 위해 체결한 일반적인 계약서로 이전 계약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구미시 노동복지과 관계자는 이전 계약서에도 똑같은 조건이 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전대 부분은 똑같이 해놨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014년 전대가 계약 조건을 위반한 것이 맞는 거냐고 재차 묻자 “계약조건을 위반했다고 봐야 한다”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허가조건 위반에 따른 벌칙은 없느냐는 물음에는 “취소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면서도 “구판장이 어차피 폐쇄됐고, 새로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법에도 있지만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그전까지 유상으로 임대를 할지, 3년 계약해둔 건 상충되는 건 없는지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구미참여연대는 한국노총이 구판장 결산서도 엉터리로 구미시에 보고한 정황이 보인다며 “한국노총이 전대 사실을 숨기기 위해 허위 결산서를 제출했고, 구미시가 이를 묵인한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구미참여연대는 2014~2015년 한국노총의 구판장 결산서를 확인한 결과 제3자에게 전대를 했음에도 매월 수익이 불규칙하다며, 한국노총이 규칙적인 임대료 수입을 받았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허위로 결산서를 제출한 의혹이 인다고 밝혔다.
구미참여연대는 “구미시는 근로자 구판장이 이미 전대되었으며 폐업 위기에 있음을 알면서도 한국노총을 특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계약서를 형식적으로 작성하고 엉터리 결산보고서도 눈감은 것”이라며 “구미시장의 직인이 막도창처럼 함부로 찍힌 것”이라고 힐난했다.
구미참여연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새롭게 각종 의혹이 늘고 있다”며 “구미시는 아무런 해명이나 사과 없이 10%밖에 남지 않은 올해 예산 집행을 중지하는 것으로 의혹을 묻으려 한다. 문제가 있으면 시민에게 해명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