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가 한국노총 구미지부에 근로자 구판장 시설로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을 약 20년 동안 무상임대한 것이 2014년 정부 합동감사에서도 문제로 지적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미시는 1995년부터 구미 공단동에 위치한 건물을 무상으로 한국노총에 제공해 근로자 구판장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구판장이 제 기능을 못하자 올 1월 폐쇄 조치했지만, 여전히 한국노총이 사용하도록 내버려 둔 상태다. 한국노총은 애초 구판장으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건물 2층을 노조 사무실과 노조 간부 출신 시의원 사무실로 사용했다. (관련 기사= “구미시, 한국노총에 연간 20여억, 20년 건물 무상임대 특혜”)
문제는 행정자치부가 2014년 정부 합동감사를 실시해 건물 임대의 근거가 된 조례(구미시 근로자 대형 구판장 설치 운영에 관한 조례)가 법령을 위반했고, 위탁관리 능력 미평가, 산출 근거 없는 무상 위탁 등에 문제가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행자부의 감사 처분 내용을 보면 구미시는 근로자 대형구판장 운영에 있어 가장 적합한 자를 공개모집 선정하여 위탁운영 해야 하지만 조례에 근거해 한국노총 구미지부에 위탁 운영했다고 지적했다.
또, 법에 따라 위탁 기관의 관리능력을 평가한 후 갱신은 5년 이내로 1차례만 할 수 있지만, 위탁관리 기간을 두 번 이상 갱신하면서도 관리능력을 평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공유재산의 관리위탁에 있어 사용료와 경비 등을 감안해 위탁료를 산정해야 함이 타당하다”며 “그러나 구미시는 산출 근거 없이 무상으로 위탁관리 하도록 계약을 체결했다”고 짚었다.
구미참여연대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행정자치부는 조례가 위법하며, 위탁 기간을 두 번이나 갱신하면서 관리능력을 평가하지 않고 위탁한 점을 지적했다. 더불어 법에 따라 연간 사용료를 징수하도록 조치했다”며 “그러나 구미시는 시정 조치는 전혀 하지 않은 채 2015년 12월 평가나 공모 절차도 없이 위탁 운영을 갱신했다”고 꼬집었다.
정부 합동감사에서 문제가 드러났고, 다음 해 1월 구판장이 제구실을 하지 못해 폐쇄할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위탁을 갱신한 셈이다.
때문에 구미참여연대는 이 사실을 공개하면서 “구미시가 감사지적과 법령, 조례까지 무시하면서 한국노총 구미지부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유진 구미시장과 한국노총의 각별한 관계에 주목한다”고 구미시와 한국노총의 유착된 관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구미시 노동복지과 관계자는 “2015년 3월 감사 결과가 나왔고, 재위탁한 2015년 12월 사이에 담당자가 바뀌면서 업무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못해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구미시는 해명자료를 통해서도 “구미시는 11만 근로자 사기 앙양 및 산업현장의 안녕과 평화, 노사 상생 분위기 조성을 위해 특단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사업을 시가 직접 시행하기보다 노사민정협의회 소속 한국노총에 위탁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판단하고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구판장 임대에 대해서는 “근로자구판장조례에 의거 근로자를 위한 사업으로 운영”한다며 “민주노총 구미지부에도 일정 규모의 사무실을 무상으로 지원 운영하고 있고, 일부 집기를 구입 지원한 바도 있다”고 한국노총에만 특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