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권 침해, 급식 비리 등 의혹이 불거진 대구시립희망원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원장 등 간부급 직원들은 사표를 제출하고,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모두 사퇴하기로 했다.
13일 오전 11시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대구시립희망원 회의실에서 박강수 대구시립희망원장 신부 등 8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희망원 내 4개 시설 원장 등 간부 24명은 사표를 제출하고 사실로 드러나는 의혹에 대해 책임지기로 했다.
박강수 원장 신부는 사과문을 통해 “희망원 내 인권 침해와 각종 비리 의혹들로 대구지역시민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희망원 종사자 모두는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인권에 대한 사회의 눈높이는 올라갔지만 우리 내부에서 인권을 바라보는 시각은 발전하는 사회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그렇기에 우리는 종사자에 의한 거주인 폭행, 거주인 금품 횡령, 시설 관리소홀로 인한 거주인 사망 등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가 지적해 주신 것에 깊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시설거주인 인권 점검 시스템 도입 ▲인권 사각지대 CCTV 설치 ▲현장 중심 인력 배치 ▲자립생활 희망 거주인 즉각 자립지원센터 연결 ▲인권지킴이단 투명성과 독립성 확보 ▲시설종사자 인권 침해 발생 시 즉각 종사자 신분 박탈(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시설거주인 인권 침해 상황에 발견 즉시 개입 ▲투명하고 공정한 시설 내 시스템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사과문 발표에 앞서 이종구 희망원 글라라의집 사무국장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 내용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희망원 측은 방영 내용 중 일부 과장되거나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다며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준비하고 있다.
이 사무국장은 “대가성으로 희망원을 수탁받았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증인으로 나온) 임대관 씨 말씀은 천주교대구대교구가 수탁 운영하기 전으로 현재와는 다른 상황”이라며 “희망원에 살다 돌아가신 분들에게 애도를 드린다. 제2의 형제복지원으로 비교되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프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제기된 약 3억여 원의 급식 비리에 대해서 임춘석 희망원 사무국장은 “2015년 8월 말에 익명의 제보가 있었고, 재단 감사 결과 업체 측 납품 비리가 인정된 바 있다”며 “최근 3억 원 정도의 이중장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사항이 없고, 수사 의뢰를 통해 정확한 해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강수 원장 신부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을 경우, 시설 민간 위탁 문제에 대해서 “국가인권위 등에서 의혹들이 사실로 확인돼 책임을 묻는다면 반드시 책임을 지겠지만, 우리가 스스로 수탁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이 세상에서 최고로 소외되고 아픈 환자들을 지켜야 하는 의무와 소명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희망원 측은 사과문 발표 이후, 취재진에게 1시간가량 희망원 전체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