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희망원 부식비 3억 횡령 자료 공개⋯대구시 뒤늦은 감사 착수

시민단체, 2012년 2월~11월 이중장부 입수
허위⋅과다 청구로 횡령 의혹⋯유사 사례 더 드러날 듯

17:35

생활인 사망, 강제노동, 금품 갈취, 폭행, 납품 비리 등 갖은 문제가 불거진 대구시립희망원 부식비 납품 비리 관련 구체적인 증거가 공개됐다.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원회(이하 대구희망원대책위)’는 6일 오전 11시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희망원이 부식비 납품 비리를 통해 연간 4억 원을 횡령했다며 대구시에 고발을 촉구했다.

▲대구희망원대책위가 6일 기자회견을 통해 희망원의 부식비 횡령 이혹을 제기했다.
▲대구희망원대책위가 6일 기자회견을 통해 희망원 부식비 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대구희망원대책위는 2012년 2월부터 11일까지 10개월간 희망원과 부식 납품업체 영유통, 참푸드 간 이중장부를 분석해 10개월간 3억 1,500만 원이 허위 또는 단가 및 수량이 조작된 가격으로 지출됐다고 밝혔다.

대구희망원대책위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영유통과 참푸드는 같은 기간(2012.2~11) 각각 1억 8천만 원, 1억 3천만 원에 해당하는 물품을 납품하지 않고 청구하거나, 단가나 수량을 조작해 청구했다. 허위 납품 청구한 금액만 영유통 약 8,400만원, 참푸드 약 8,600만원이었다.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투서와 이중장부를 받았다고 밝힌 대구희망원대책위는 “이중장부 내용을 분석하며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며 “국민 세금으로 천주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희망원에서 주부식비 단가 및 수량 조작, 대량허위청구 등을 통해 횡령했다는 증거가 쏟아져 나왔다”고 설명했다.

은재식 대구희망원대책위 공동대표(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는 “3억 1,500만 원을 10개월간 비자금으로 조성한 것”이라며 “그간 재단을 운영했던 수녀와 신부들에게 차명으로 흘러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납품 비리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했다

또, “주부식만 횡령했다는 보장도 없다. 각종 정부보조금을 횡령한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그 증거가 오늘 우리가 발표하는 주부식비 횡령 부분이다. 제보자가 저희에게 준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하고 싶었을 걸로 본다”고 덧붙였다.

▲현수막으로 인쇄된 희망원 부식비 횡령 근거 자료
▲현수막으로 인쇄된 희망원 부식비 횡령 근거 자료

지난 8월 한겨레 등이 공개한 부식비 횡령 자료가 이번에 공개된 것보다 많은 23개월 치(2012~2013년) 자료다. 국가인권위원회도 해당 문제를 조사하고 있어 납품 비리는 은 대표 주장처럼 추가로 확인될 것으로 추정된다.

장태수 정의당 대구희망원진상규명특별조사위 공동위원장은 “희망원은 천주교재단이 수탁, 운영하고 있고, 천주교 재단은 유력 언론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 드러난 문제입니다만, 지역 행정기관과 종교계와 언론사가 지역의 정치권과 유착관계를 갖고 비리 문제를 구조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건 아닌지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태수 위원장은 “이 싸움은 개별 시설에 대한 투쟁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대구시 전반에 걸친 부패한 세력에 대한 싸움이어야 할 것”이라며 “대구를 주무르고 있는 검은 카르텔에 균열을 내는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희망원 관계자는 “대책위가 공개한 자료 내용은 신빙성이 없다. 희망원은 국감에서도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이 왔을때도 관련해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경배 대구시 감사관이 대구시립희망원에 대한 대구시 감사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경배 대구시 감사관이 대구시립희망원에 대한 대구시 감사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대구시는 문제가 불거지고 약 2개월이 지난 후에야 희망원에 대한 특별감사를 결정했다. 대구희망원대책위 기자회견 30분 전, 대구시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0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대구시 감사관실 직원 22명을 투입, 희망원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경배 대구시 감사관은 “소관부서인 대구시 보건복지국도 당연히 감사 대상이 된다. 인권 문제는 인권위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추가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시에서 더 조사할 것이고, 부식비 횡령과 관련한 건은 자료가 얼마나 남아있고, 검증이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현재 있는 자료를 가지고 모든 것을 검증해서 확인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