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공동위원장 김충환, 김성혜, 배윤호, 이강태, 이종희)가 사드 반대 성주군민을 ‘좌파 종북 세력’이라고 매도한 새누리당 이완영 국회의원(성주.고령.칠곡)을 명예훼손을 이유로 고소하기로 했다.
성주투쟁위, 이완영 의원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로
백철현, 도정태, 곽길영, 배명호, 김명석 군의원도 동참
이완영(59) 의원은 지난 30일 오전 새누리당 내 북핵·사드 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성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제3부지를 말씀해주시고, 장관님께서 후보지를 물색해서 결정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아직도 우리 성주군의 좌파 종북 세력들이 반대는 하고 있습니다만, 다수 성주군민들은 오늘 결정을 아마 환영하리라고 저는 믿고 있고요”라고 말했다. 이완영 의원은 성주 출신으로 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노동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을 지냈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성주.고령.칠곡 지역구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고, 올해 20대 총선에서 당선돼 재선에 성공했다.
성주투쟁위 법률담당인 배현무(48) 씨는 “이완영 의원이 민주 군민을 좌파 종북 딱지를 붙이려 했다. 가슴에 상처가 된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완영을 고소하기로 했다. 성주투쟁위와 촛불지킴이단이 1차적으로 고소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충환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투쟁위 자문위원인 군의원 5명(백철현.도정태.배명호.곽길영.김명석)도 함께 한다. 이완영이 공천 준 사람들이다. 자기가 공천 준 사람을 좌파 종북 세력이라고 했다. 신부님, 교부님에게도 종북 세력이라고 했다.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다시 군청 광장에서 군민 쫓아낸 성주군수
군민 6백여 명, 광장 입구에서 군청 등지고 촛불집회
2일 저녁 7시 30분, 성주군민 6백여 명은 82차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군청 앞 광장으로 모였다. 그러나 광장에는 성주군(군수 김항곤) 공무 차량 10여 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김항곤 군수가 다시 광장 사용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군청 문은 모두 잠겼고, 전기와 화장실 사용마저 모두 차단했다.
성주투쟁위는 10월 9일까지 광장에 집회 신고를 했다. 경찰로부터 금지 통고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군민들은 군청 광장 입구에 촛불집회 무대를 설치하고, 군청을 등지고 촛불을 들었다. 집회 전 군수가 광장 사용을 막았다는 소문이 퍼졌고, 군민들은 “군청마당 돌리도”, “군청마당 우리 꺼”, “군수는 물러나” 등 군수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었다.
“왜 전쟁귀신 미제국주의, 친일 앞잡이는 욕을 안 하느냐”
“미 오바마, 중 시진핑 성주에 불러 평화문제 회담열자”
조만희(62, 벽진면) 씨는 “더러운 전쟁을 종식시키고, 성주에, 대한민국에, 한반도에서 몰아내기 위해서 우리가 어용 투쟁위원회를 몰아내고 투쟁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완영 의원이 성주에 가면 좌파 종북 세력이 있다, 촛불이 바로 좌파 종북 세력이다라고 했다. 평화를 원하고 사랑하는 내 새끼, 이웃, 동포들과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게 종북이고 좌파면 나 종북, 좌파하겠다”며 “그런데 왜 종북 좌파는 욕을 하면서 미제국주의, 제국주의 일본의 앞잡이들을 왜 욕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친일의 탈을 쓰고, 전쟁 귀신 미제국주의 놈들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욕을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조 씨는 군청을 가리키며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기댈 수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이 조금 받쳐주는 관계가 사람 人(인), 이런 사이가 間(간), 인간이다. 저기서 불을 끄고 앉아서 우리를 외면하는 이들이 인간답다고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작년 5월 성주로 귀농했다는 이수미(52, 월항면) 씨는 “귀농귀촌 교육받느라고 사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살았다. 정부에서 하는 일이니까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7월 15일 국무총리 오는 날, 나가봤다. 그 날 이후 사드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알고 나니까 가만있을 수가 없었다. 제 아이가 지켜봤을 때 부끄럽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국방부에서 제3부지를 발표했다. 성산포대 아니니까 고만해도 되지 않느냐는 사람도 있다. 아니다. 국방부는 성산포대를 철회했다는 말도 안 했고, 초전은 성주 아닙니까. 사드는 대한민국에 들어와서는 안 되는 무기다. 북핵을 요격한다는데, 북한이 핵을 우리한테 쏩니까. 미국 견제용이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기레기들 때문에 외부에서 모르는 것 같다. 제발 눈을 떠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부산에서 온 대학생 농활대원 26명이 ‘그네는 아니다’ 율동 공연을 펼쳤다. 농활대장 마희진(21, 부산대) 씨는 “내일 부산으로 돌아간다. 사드 반대 목소리를 가장 앞장서서 내고 있고, 즐겁게 투쟁하고 있는 성주에서 연대를 배우고 간다. 부산에 돌아가서도 사드 반대를 위한 투쟁에 대학생들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자유발언이 계속됐다. 서숙희(54, 용암면) 씨는 “82회 촛불집회까지 가족들도 데리고 나와서 보여줬다. 이제 끝난 것 아니냐, 용암에 공항 들어온다는데 등 별 소문이 다 돈다. 감투 맡으신 분들이 그러는데, 군이나 면으로 가서 따져야 한다. 초전도 성주고, 용암도 성주다”고 말하며 노래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이수동(56, 대가면) 씨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드 문제는 일본과 깊은 관계가 있다. 사드 한국 배치는 미국보다는 일본이 더 적극적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우리 정치권은 전혀 언급하지 못 하고 있다. 오직 대선밖에 모른다. 사드 문제를 정치권에서 다루게 되면, 대선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감이 끝나고, 레임덕이 오고, 사회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이 문제가 저절로 대두된다고 한다. 정치권에서는 우리가 촛불을 꺼뜨리지 말고 그때까지 지켜주길 바란다고 한다”며 “우리나라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 정치적 문제에서 주도권을 갖고, 우리 스스로 배심원 역할을 하면서 우리 소원인 통일도 방해받지 않고, 협조를 얻으면서 앞당길 수 있다. 그런 카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정부는 우매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52, 금수면) 씨는 “핵보다 더 무서운 것은 평화를 위해서 뭉치고, 싸우고, 이겨서 쟁취하는 것이다. 성주는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성지 아닙니까. 이런 성지에 세계 리더를 한 번 모셔보자. 미국의 오바마,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성주에 모셔와서 과연 이 지구 상에 핵이 존재해야하는지 아닌지 여기 와서 의논해보도록 하자”고 말했다.
성주군민들은 저녁 9시 20분께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부르며 촛불집회를 마쳤다. 성주투쟁위는 3일에도 군청 앞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연다. 그리고 4일에는 김천사드배치반대시민대책위와 공동 투쟁 방향 모색을 위한 회의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