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7시 30분 성주군청 앞 인도에서 70차 사드 반대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군민들은 박근혜 정부·미국·김항곤 성주군수를 향해 재치 넘치는 비판과 함께 한 시간 반가량 집회를 이어갔다.
배윤호 성주사드배치반대투쟁위 공동위원장은 “뉴스에 미국 합참의장을 지낸 마이클 멀린(Michael Glenn Mullen)이 북한 선제 타격을 언급했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 남쪽은 미국을 지키기 위한 최전방이 되는 셈”이라며 “우리가 사드를 반대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전쟁을 반대하기 위함이다. 미국이 한반도에다 사드를 계속 배치하려 한다면 우리는 미국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대한민국을 우방이라고 생각한다면 전쟁의 위험지대로 만들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성주군 삼산리 주민 이외시 씨는 “계집 녀(女) 자에 갓머리를 씌우면 무슨 자가 되나. 평안 안 자(安)가 된다. 그런데 어떤 건방진 여자가 갓을 쓰더니 성주에다 사드를 가져다 놓겠다고 한다”라며 “이완영이라는 사람은 건방진 콩나물 같은 사람이다. 자기가 뭐라고 성주에서 사드를 안고 가겠다고 하나. 우리가 군청 마당에서 쫓겨난 지가 열흘이다. 군청이 누구 군청인가. 왜 군수가 우리를 쫓아내나. 꼭두각시 짓 그만하고 성주군민 품으로 돌아오라”라고 말했다.
이어 이외시 씨는 “내가 중학교 시절에 419혁명이 일어났다. 그때 무기는 돌멩이였다. 치마에 돌을 싸고 다녔다. 지금은 촛불로 바뀌었다. 우리는 이렇게 성숙했는데, 윗놈들 고관대작들은 변한 게 없고 후퇴하고 있다”라며 “촛불은 자기를 태우는 것이다. 살신성인하는 촛불 따라 끝까지 가자”라고 말했다. 이 씨는 “성주군수 점지하신 삼신할매 각성하라”라는 구호를 끝으로 외쳤다.
4년 전 성주군으로 귀농한 최규필(예산리) 씨는 “이강태 신부(투쟁위 공동위원장)도 계시는데 고해성사를 하겠다. 2년 전쯤 삼산리 폐기물 매립장 들어올 때 끝까지 함께 싸우지 못하고 도망쳤다. 송전탑, 세월호 앞에서도 마찬가지였다”라며 “마음으로만 함께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행동 없이는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행동하는 비양심보다 못하다”라며, 촛불집회 참여를 호소했다.
월항면 주민 함철호 씨는 “백철현 군의원이 촛불을 만들어서 주더라. 군의원이 촛불을 당기고 군수가 화장실 청소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G20회의를 마치고 오더니 불순세력을 감시하라는 이야기를 했다. 대통령이 국민을 감시하라는 얘기를 직접 하나. 우리 군민들은 이제는 안 되겠다고 사드 반대와 함께 외친다”라고 말했다.
한편 군민들은 12일 김항곤 군수가 촛불집회 장소로 쓰던 군청 앞마당 사용을 허가하지 않자 군청 앞 삼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군민 600여 명이 모여, 군청 앞 삼거리서부터 경산네거리까지 인도를 채워 집회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