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비정규직 주차관리 해고자들이 1년 가까이 사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20일 오전 10시, 경북대병원 비정규직 주차관리 해고노동자와 ‘경북대병원 의료공공성 강화와 주차관리 비정규직 집단 해고 철회를 위한 대구지역 시민대책위’는 경북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곡기를 끊으며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흑성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대구지부 민들레분회 주차현장 대표 등 주차관리 해고노동자 3명은 이날부터 원직 복직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한다.
이흑성 대표는 “해고된 지 1년이 다 됐다. 조병채 병원장은 국회의원, 시민단체 앞에서는 해결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하면서도 어제 <매일신문>에서는 병원장 책임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며 “권력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면서 정작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병원은 사용자가 아니라서 본인들이 해고한 게 아니라는 말까지 한다. 4명 인원 감축한 것이 병원인데 해고한 게 병원이 아니라고요?”라며 “더 이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돈벌이 경영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당당하게 현장으로 돌아가 다시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대병원은 그동안 대구시, 대구고용노동청과 연계해 지역 내 공공기관 취업 알선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해 왔다. 하지만 노조는 병원이 ‘공공기관 용역근로자 보호 지침’ 위반을 인정하고, 해고자를 원직 복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 일자리는 공채를 통해서 선발하는데 특정인을 우선 채용하는 것은 현행법 위반이다. 주차관리 하청업체에 우선 채용을 지시하는 것도 결국 병원이 갑질하라는 거다”며 “지침 위반에 대해서는 누구도 위반이라고 결정한 게 없는데, 노조만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병채 경북대병원장은 19일 <매일신문> 기고에서 “합리적인 사유로 발주 인원을 줄인 것은 지침 위반이 아니”라며 “노동조합의 떼쓰기에 적당히 타협하여 원칙을 훼손한다면 앞으로 국가기관인 병원을 운영할 명분도 없어지고 병원의 미래도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이날부터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차해고자 원직 복직을 위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 또, 오는 23일 주차해고자 단식을 지지하는 50인 동조 단식과 투쟁문화제를 연다.
지난해 10월, 경북대병원이 새 주차관리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기존보다 인원을 줄이자, 노동자들은 전원 고용승계를 요구했다. 업체는 신규채용 공고를 내고 기존 노동자와 신규 채용자를 뒤섞어 고용했다. 결국 전원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투쟁하던 노동자 26명은 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