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도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성주촛불은 타올랐고, 막말 논란이 번진 김항곤 성주군수에 대한 질타도 여전했다.
14일 오후 7시 30분, 성주문화원 앞 인도에서 64번째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촛불집회가 열렸다. 고향을 찾은 귀성객 등 1,200여 명이 촛불을 밝혔다. 이날은 시작을 알리던 농민가 대신 ‘고향의 봄’을 불렀다. “한가위 연휴, 미국 사드도 미국으로 귀향 시키자”는 플래카드도 눈에 띄었다.
촛불집회에 앞서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군청 앞마당을 두 바퀴 돌았다. 그넷줄이 달린 파란 박과 빨간 박을 터뜨리며 ‘사드 가고 평화 오라’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노성화 촛불지킴이단장은 “안보를 말하는데, 전쟁보다 평화를 추구하자는 우리가 진정한 안보와 애국의 길을 걷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단체들은 아주 비열하고 떳떳치 못한 행동으로 우리를 매도하고 있다”며 “성주군수의 단식농성과 삭발, 혈서는 한낱 값어치 없는 쇼에 불과했습니까. 무슨 죄를 그리 많이 지어 정의 앞에 당당하지 못하고 불의의 구렁텅이에 헤매 후세에 수치스러운 기억을 남기려 합니까. 지금이라도 가슴에 손을 얹고 이성을 찾아 우리가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길 빌어봅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촛불은 사드와 운명을 같이할 겁니다. 사드가 물러나지 않는 한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며, 촛불이 꺼지는 날은 이 땅에서 사드가 물러갈 것입니다”며 결의를 다졌다.
배은하 성주투쟁위 대변인은 김수상 시인이 보내온 시 <저 아가리에 평화를!>을 대신 낭독했다.
처갓집이 성주라며 촛불집회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국회의원(서울 은평구갑)은 “아직 당론으로 (사드 배치 반대를) 채택하지 못해 부족한 모습밖에 못 보여드리는 저희 당의 모습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며 “결코 여러분을 배신할 일을 없을 것입니다. 약속드리겠습니다”고 말했다.
추석을 맞아 고향에 온 이석문(수륜면) 씨는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논란이 됐던 김항곤 성주군의 세월호 관련 발언 기사를 들고 왔다. (관련 기사 : [6·4지방선거]김항곤 성주군수 후보 “세월호 참사” 부적절 발언 논란)
이 씨는 “김 군수님 때문에 올라왔다. 군수가 이번에 (군민들에게) 막말한 거 다 아시잖아요. 그런데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재작년 선거 운동 당시 세월호에 관해서도 있었습니다. 기사를 보면 ‘세월호 사건 하나로 투입된 정부 돈이 얼마인지 아느냐. 경상북도의 예산이 10조원인데 5분의 1이 들어갔다’ 이런 말을 합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돈이 얼마가 들어간 게 대수입니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 운동) 멤버를 보면 웃겨요.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완영 국회의원, 김항곤 군수입니다. 성주 사드 3적 아닙니까”라며 “군수가 매년 수능 친 고3 학생들 위해 고생했다고 인사하러 옵니다. 저도 작년에 그 인사 받았습니다. 지금 군수가 하는 행동으로 봐서 학생들 얼굴 부끄러워서 얼굴이나 볼 수 있겠습니까. 젊은 사람이 기억하겠습니다. 역사가 기억하겠습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촛불 집회는 평소보다 30분 이른 9시께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