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취임 1년을 맞아 보건복지 분야 정책을 평가하는 자리에서 다시 메르스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구시가 ‘메디시티’를 내걸었지만, 공공의료 인프라가 부족과 허술한?대응체계 문제가 지적됐다.
15일 오후 7시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열린 ‘권영진 대구시장 취임 1년 보건복지평가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대구시의 메르스 대응이 취약했다”고 입을 모았다. 2015년 대구시의 예산 중 토목 등 개발예산이 68.9%를 차지해, 애초 대구시가 보건·복지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자치부의 대구시 사회복지예산 자료를 참고하면 2015년 대구시 예산 약 6조2천억 원 중 사회복지예산이 약 2조(33.2%)를 차지했지만, 중복된 예산을 제외하고 나면 약 3조5천억 원 중 약 4천8백억 원(13.7%)이 된다.
복지분야 평가에 나선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 같은 예산 불균형을 지적하며 “경제 활성화와 복지 향상이 선 순환적 관계가 되어야 하는데 예산이 심각하게 편중돼있다. 권영진 시장은 토목건설시장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 예산이 뻥튀기돼 있다. 복지폭탄을 내려야 한다”며 “관련 예산도 대부분 의료급여나 민간단체보조금 등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극히 부족한 상황이다. 대구시가 복지기준선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투자할 예산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권영진 시장은 소득·주거·돌봄·건강·교육 5대 생활영역의 시민 복지기준선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예산을 반영하지 않아 논란이 인 바 있다.
보건분야 평가에 나선 김건엽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 교수는 대구의 메르스 사태 대응 평가로 ▲체계적인 보건의료 위기 대응 능력 부족했고 ▲시민과의 소통과 정보 제공에 실패했으며 ▲공공의료 인프라가 부족하고 ▲보건의료자원 협력 시스템이 부실하다고 했다.
김건엽 교수는 “초기 대응은 잘했으나 확진환자 발생 이후에는 대처가 미흡했다. 대응 체계부실 때문”이라며 “보건소가 메르스 대응에 그나마 큰 역할을 했다. 대구의료원도 적자로 비난을 많이 받았지만, 공공의료기관이기 때문에 메르스가 터지니까 역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보건소는 인력, 시설, 예산 부족 문제로 침체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확진환자 발생 후 4일째 확산 방지에 치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장이 중국 의료관광객을 걱정하며 서한문을 보낸 것은 실수”였다며 “메디시티가 역할 했던 것이 없다. 공공의료센터를 만들어 건강 격차와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달구벌 건강주치의, 시민건강지원센터, 통합정신치매센터 등 다른 보건분야 평가로 김건엽 교수는 “주민 체감도가 낮고 혜택도 유명무실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토론에 참여한 김영애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일반회계 예산으로 복지예산은 35.5%를 차지한다. 복지비가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메르스 사태 이후 보건뿐만 아니라 자가격리 지원도 이어졌다. 메르스 사태는 각 계의 도움으로 잘 지나왔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환자가 마지막 검사에서 음성이 판정 나고 28일 뒤에 메르스 종식을 선언하겠지만,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비판과 대안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지은구 계명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구시의 복지 홀대 문제를 지적했다. 노금호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장은 장애인 탈시설 정책 진척 미흡을 지적했다. 또한, 김동은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기획국장은 보건의료 분야 정책 평가와 함께 대구시의 메르스 백서 발간이 시기상조라고도 언급했다.
이번 토론회는?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와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주최했다.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우리복지시민연합,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행동하는 의사회 대구지부,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대경지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대경지부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 의료연대 대구지역지부, 보건의료노조 대경본부 등 8개 보건복지관련 단체와 노조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