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1972의 ‘일어나라 알버트’, 소극장 우전

11일까지 전석 초대 공연, 국제기아대책기구 후원 모금

10:35

극단 1972가 제14회 공연으로 성석배 연출, 김상순과 장인규의 2인극 ‘일어나라 알버트’를 7일 소극장 우전 무대에 올렸다.

1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연극은 20여 장면의 짧은 이야기를 하나로 엮은 옴니버스 형식이다. 두 배우는 특별한 무대 장치나 세트가 없이 행동묘사와 움직임, 소품만으로 다양한 극중인물을 연기한다.

봉기니 역 김상순(좌), 펄시 역 장인규
▲봉기니 역 김상순(좌), 펄시 역 장인규

소수 백인들이 지배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모든 영역에서 엄격한 분리와 차별를 정한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인종차별) 정책을 폈다.

악기연주자 봉기니와 백인 경찰 펄시의 등장으로 극은 시작된다. 신분증은 지녔지만 표기된 거주지와 직업이 다른 탓으로 봉기니는 감옥에 갇힌다. 불이 꺼지고 다시 불이 들어오면 봉기니와 펄시의 역할은 죄수로 변했다.

어느 날 ‘주님’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재림하고, 가난한 자들이 주님(무래나)에게 비는 소원에서 흑인들의 비참한 현실이 보인다.
'일어나라 알버트'
▲”일어나라 알버트”를 외치는 장인규와 김상순

봉기니 역을 맡은 김상순은 “30년 전 초연된 작품이지만 그때와 달라진 것을 찾을 수 없다. ‘여자와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릴 것이다’, ‘어른들이 어린아이들 무덤 앞에서 우는 이곳은 대체 어딘가’ 같은 대사는 세월호를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원작 ‘우자 알버트’는 남아프리카에서 흑인들이 당한 인종차별과 사회모순을 풍자한 작품이다. 배우인 봉기니와 가수이자 댄서인 펄시가 버스여행 중 예수의 재림에 대한 열띤 논쟁을 듣고 구성한 뒤, 연출가 바니 사이먼(Barney Simon)을 만나 작품을 완성했다. 국내 초연은 1985년 기국서 연출, 송승환과 기주봉 출연의 ‘일어나라 알버트’로 무대에 올랐다.

극단 1972(극단장 윤근태)는 44년 역사를 지닌 계명대학교 극예술연구회 출신이 만든 극단으로 1972년에 첫 무대를 가졌다.

윤근태 극단장은 “30년 전 연극으로 민주화에 보탬이 되고자 했다. 그때 이 연극을 보고 ‘일어나라 알버트’를 얼마나 외쳤는지…”라며 “그때 다짐한 공연 약속을 이제 지켰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전석 초대로 마련되고 꽃다발도 사양하는 대신 국제기아대책기구에 보낼 후원 모금함을 마련했다.

공연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와 6시, 일요일 오후 5시다. 문의와 예매는 소극장 우전 (053-653-2086)이나 극단장 윤근태(010-9514-2091)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