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사관 문전박대”에도 성주 촛불은 타오른다

57차 성주 사드반대촛불집회, 군민 700여 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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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_5977미대사관은 성주군민과 김천시민을 “문전박대”했지만, 성주군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7일 오후 7시 30분, 성주군민 700여 명은 성주군청 앞에 모여 57차 사드 반대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있었던 미대사관 항의방문 경과를 설명하러 나온 백철현 사드배치반대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예상대로 미대사관 앞에서 문전박대당했다. 경비반장에게 항의서한을 대사관에 전해달라는 부탁밖에 하지 못했다. 미국이 우리나라의 우방국이라고 하지만, 약소국가인 대한민국의 현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라면서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다시 한 번 항의서한을 작성해서 미대사관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민>은 미대사관에 전화로 항의서한 접수 상황을 확인하려 했으나, 홍보담당자는 “잘 전달 됐을 것이다. 확인해 보겠다”라고 한 뒤 연락이 되지 않았다.

백철현 공동위원장
▲백철현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

이날 미대사관 방문 소감을 밝힌 김남연(성주군 초전면) 씨는  “서울 사람도 김항곤 군수가 우리를 배반했다는 이야기를 다 알더라”라며 “성주군민들이 촛불을 이어가는 모습에 칭찬도 자자하다. 우리 강한 모습 때문에 서울에서도 이웃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군민은 같은 방향을 보고 뭉쳐 사드를 철회하자”라고 말했다.

이어 이호형(성주읍) 씨는 자작시 세 편을, 성주문학회 박희춘 씨도 자작시 한 편을 낭독했다. 박희춘 씨는 “추석이면 고향에 간다. 사드의 고향은 미국이다. 사드도 추석이면 미국으로 갈 것이다. 우리는 촛불만 켜고 있으면 된다”라고 말해 웃음을 끌어냈다.

김남연 씨
▲김남연 씨
박희춘 씨
▲박희춘 씨

상주에서 온 신명섭 씨는 “세월호가 침몰하며 대한민국도 침몰했다고 생각하면서 슬프게 세월을 보냈다. 사드가 성주에 오는 걸 막고 계시는 것으로 대한민국을 건져내 주셔서 감사드린다”라며 안치환의 노래 ‘우리가 어느 별에서’를 기타 반주와 함께 불렀다.

김성근 원불교 교무는 “정부가 정의롭지 못하다. 정부는 절대로 여러분들이 결집하도록 두지 않는다. 제2, 제3, 제4부지론이 그 방법”이라며 “지역이 분열되면 좋은 이웃으로 살아온 군민들이 갈기갈기 갈라지는 상처가 될 것이다. 오랜 싸움이지만, 성주가 사드를 막아내면 성주 참외는 평화 참외로 바뀐다. 평화 참외가 돼 세계 유명 브랜드가 되길 염원한다”고 말했다.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비례대표)도 이날 성주를 방문했다. 윤 의원은 “살다 살다 이렇게 많은 플래카드가 붙은 곳을 처음 본다. 박근혜 정권도, 청와대 할아버지도, 미국 할아버지라도 성주 군민을 이길 수 없다”라고 격려하며 “사드가 굳이 필요하다면 국회에서 비준 동의를 받으면 된다. 다른 말은 필요 없다. 사드 대안이 있다. 이제 개성공단 폐쇄 이런 것 하지 말고 그냥 평화롭게 잘 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사드는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윤소하 의원
▲윤소하 의원

이날 촛불집회에는 언론노조 대구경북협의회가 ‘청와대 언론 장악’ 해결을 위한 국회 청문회 요청 서명을 받았다. 사회를 맡은 박수규 씨는 “우리가 언론에 얼마나 시달렸나. 7월 13일 성주에 사드가 배치된다고 한 그 날부터 거짓 보도가 시작됐다. 지역 방송국은 진실된 보도를 하려고 노력했는데 서울에서 탄압하고 고대영 KBS사장은 보도지침을 내렸다. 언론 장악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예그린의 노래 공연, 배윤호 씨의 언론 브리핑이 이어졌고, 집회는 2시간이 흐른 오후 9시 30분께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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