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민들이 55번째 사드 철회 촛불을 밝힌 날, 원불교가 정부의 사드 배치 강행 시 전 교도들이 모여 막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고소·고발이 난무하자 성주투쟁위 법률자문팀은 주민들을 끝까지 보호하겠다고 밝혀 큰 환호를 받았다.
5일 오후 7시 30분, 성주군청 앞에서 8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55번째 사드 철회를 위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군민들은 묵념과 농민가를 부른 후, “사드는 미국으로, 평화는 이 땅으로”, “사드 대신 남북 대화”, “우리는 하나다”, “투쟁은 즐겁게”를 외치며 촛불 문화제를 시작했다.
원불교 성주성지 박형선 교무는 ‘사드 철회 및 성주성지 수호 대책위원회’가 발표한 성명서를 알렸다.
원불교는 성명에서 “사드 배치 제3부지로 거론되는 성주군 초전면은 원불교를 창교한 소태산 대종사의 수제자이자 평화의 성자로 추앙받는 정산 송규 종사의 탄생지가 있는 곳으로 종교 문명이 발생한 소중한 터전”이라며 “이러한 곳이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는 것에 우리 원불교 재가출가 교도들은 놀라운 충격과 함께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는바”라고 밝혔다.
이어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원불교 성주성지는 원불교를 넘어 인류 정신문명의 핵심인 종교 성지이며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불과 500m 거리에 있는 성주골프장이 유력한 사드 배치 후보지가 된다는 것은 정부가 종교 성지에 대해 지극히 낮은 수준의 인식과 오로지 사드 배치를 강행하려는 옹졸한 처사임을 알게 합니다”고 지적했다.
원불교는 “정부는 사드가 아닌 대화와 화합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성주를 비롯한 한반도 어디에도 전쟁 무기 사드 배치를 반대합니다”며 “종교 성지 유린하는 제3지역 사드 배치 또한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면 전 교도들의 역량을 총집결하여 반드시 막아낼 것입니다”고 밝혔다.
최근 김항곤 성주군수, 김세환 성주부군수, 노광희 성주군의원 등 성주군이 주민들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이 쏟아지자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법률자문팀은 군민들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부군수실 무단 침입, 성주군수 명예훼손 등 사건으로 출석요구서를 받은 주민은 현재까지 10명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
정재형 변호사는 “공무집행 방해다, 명예훼손이다, 모욕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군민들이 왜 그랬는지 물어보지 않는다. 안중근 의사에게 우리가 테러리스트나 살인자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분을 독립운동가라고 부른다”며 “누군가 공무집행 방해라고 한다면, 나는 평화를 원한 것이지 공무원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대답하시라. 법률적 범법은 저희가 책임지고 막아드리겠다”고 말했다.
성주투쟁위 법률자문팀장 류제모 변호사도 “여러분들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빛나는 한 장을 쓰고 있다. 새벽녘이 가장 어두울 때 곧 날이 밝는다고 한다. 어려운 때이지만 날이 밝을 그 ‘곧’이 지금인 것 같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며 성주군민들을 응원했다.
이날 변홍철 녹색당 대구시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자작시 <나비의 전설-촛불을 든 성주 군민들께>를 낭송했다. 또, 왜관 베네딕토 수도원 황동환 신부는 통기타 연주와 노래로 성주군민들에게 연대의 마음을 보냈다.
성주투쟁위는 오는 7일 사드배치철회김천투쟁위와 함께 서울 주한미국대사관에 한반도 사드 철회를 촉구하는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로 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촛불 문화제는 ‘헌법 제1조’ 음악에 맞춘 율동으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