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저녁 8시 성주군청 광장에서는 어김없이 49차 사드 배치 철회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군민 1천2백여 명이 참석했고, “사드, 성주지역 내에서 안고 가겠다”는 이완영(고령.성주.칠곡)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향해 “사드 안고 미국으로 가라”는 구호가 나왔다.
현수막 철거 등 사드 반대 목소리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가 이어졌지만, 군민들은 “촛불만 들면 우리가 이긴다”, “사드 배치 절대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흔들리지 말자고 결의를 다졌다. 서울에 사는 대학생의 편지, 광주에서 촛불체험관광 온 일가족, 고향 성주에 노래로 응원하러 온 밴드까지 성주군민을 응원하는 목소리는 한층 더 다양해졌다.
도희재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재정분과 부단장의 재정보고로 문화제를 시작했다. 도희재 부단장은 “현재 잔액이 약 2억7천만 원 정도 남았다. 경북도로부터 통보를 받아서 당분간 모금함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다시 경북도와 논의해서 모금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드 반대 현수막을 철거한 것과 관련해 도희재 부단장은 “명절 앞두고 가게 사진을 찍으려다 보니 현수막을 철거하게 됐고, 다시 부착하지 않은 점 사과드린다. 저는 제3부지 검토해야겠다고 요청한 사람은 맞다. 사드를 막아내기 위한 방법론적으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참가자가 “끝까지 사드 반대에 할 것이냐”고 따져 묻자 도희재 부단장은 “끝까지 사드 배치 반대에 함께할 것이다. 성주군민 사이에 의견이 조금 차이가 있더라도 서로 원수처럼 지내지 말자”고 대답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사드 관련 영상을 약 15분 동안 시청했다. 영상 가운데 일본에 배치된 엑스밴드 레이더 기지의 소음 문제가 나오자 사회자인 이재동 성주군농민회장이 “소음이 크다는 것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직접 일본에 다녀온 성주군민도 증언한 내용이다. 성주군민은 잘못된 정보를 수정할 줄도 안다”고 말했고, 참가자들은 박수로 답했다.
박수규 성주투쟁위 홍보분과위원이 언론브리핑에 나섰다. 박 위원은 “국방부가 제3부지 장소 평가에 착수했다고 한다. 그런데 성산포대와 비교해서 최종 배치 장소를 결정한다고 한다. 우리 군수님은 성산포대는 철회하고 다른데 알아보라고 했는데, 국방부는 말을 안 들었다. 우리 군수님이 속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수규 위원은 “매일신문에서 국방부 평가결과가 나오면 지역주민 관심사인 전자파와 소음 등 안전에 중점을 두고 설명할 예정이라고 붙였는데, 밑밥을 던진 것”이라며 “아까도 확인했지만, 소음 문제는 없는 걸로 우리는 확인했다. 국방부 자리 깔아주려고 하는 이야기다. 우리는 사드가 북한에 대응하는데 전혀 필요 없는 무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미군기지가 따라 들어온다는 사실, 유사시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이 성주를 겨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 눈앞에 사드가 들어오기에 사드를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수규 위원은 “전자파 유해하지 않다고 하는데 증거가 있나. 세계 어느 곳에도 사람이 사는 곳에 사드를 설치한 사례가 없다. 이완영 의원은 오늘 사드를 성주가 안고 가겠다면서 28일 보수단체 집회에 2천 명이 왔다고 했다. 아무리 많아도 6백 명밖에 안 됐다. 이 인간이 이렇게 거짓말하면서까지 사드를 갖고 싶은가보다. 그럼 사드를 가지고 미국으로 가라, 미국가서 오지 마라”고 말하자 촛불을 든 군민들은 “그래, 미국으로 가라”며 동조했다.
이완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성주지역 내에서 안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여당 의원으로서 다른 어느지역에 보내겠느냐. 어제도 성주군민 2천명이 모인 궐기대회가 있었다. 사드가 제3부지로 결정되도록 많은 도움을 달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 자리에서 ‘사드 배치’를 당론으로 정했다.
군민들은 내일(31일) 열리는 50번째 촛불문화제를 기약하며 저녁 9시 50분께 촛불문화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