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 투쟁위 회의실로 쓰던 ‘간담회장’도 사용 금지

    성주군, "투쟁위 회의, 밖으로 나가는 게 맞다"
    22일 청사 폐쇄한 성주군청, 청사 방호 매뉴얼도 없어

    20:53

    김항곤 성주군수가 사드 배치 제3부지 검토 요청을 발표한 이후 성주군의 ‘촛불문화제 흔들기’가 노골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촛불문화제 전기 공급을 끊은 데 이어 성주투쟁위 회의 장소로 사용하던 간담회장 사용도 23일 금지했다.

    23일, 성주군과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에 따르면 성주군은 투쟁위 회의 장소로 사용하던 청사 5층 간담회장 사용을 금지했다. 이날 투쟁위 정례회의가 연기돼 당장 직접적인 불편은 없었지만, 이후 투쟁위 활동에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장 사용을 금지한 이유에 대해 성주군청 기획감사실 관계자는 “(투쟁위) 처음 회의 때부터 사무실이 군청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군의원이 많으니까 임시로 그렇게 있었던 것”이라며 “밖으로 나가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배은하 성주투쟁위 대변인은 “오늘 회의가 연기돼서 내일 돼 봐야 간담회장 사용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늘은 그 소식을 듣고 근처 성당 신부님께 협조를 구해서 몇몇 위원들끼리 이야기를 나눴다. 내일도 핑계를 대면서 (간담회장을) 안 열어주면 성당에서 회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성주군은 앞서 22일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동안 군청을 폐쇄하고, 전기를 모두 끊기도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청사 방호 매뉴얼이 없어 결국 제3부지를 지지하는 군수의 뜻과 맞지 않는 촛불 문화제를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군청 출입문에 '출입금지'라고 적힌 인쇄물이 붙어있다
    ▲22일, 성주군청 출입문에 ‘출입금지’라고 적힌 인쇄물이 붙어있다.

    성주군청 총무과 관계자는 “우리는 밑에서 어떻게 하겠나. (이유는) 우리도 잘 모르겠다. 우리도 어렵다”며 “뉴스민에 상세하게 나와 있던데. 군수, 부군수에게 전화해도 안 받고 그랬다고”라고 말했다.

    성주군 보안업무 요강 제49조(자체 방호계획 수립운영)에 따르면, 군수는 비상시를 대비해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보안의 유지를 위하여 자체방호계획을 수립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성주군은 자체 청사 방호 매뉴얼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평상시에 (청사 방호 매뉴얼은) 없고, 급하면 이렇게 한다. 상황에 따라 다 다르니까”라며 비상시 방호 매뉴얼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매뉴얼은 따로 없다”고 답했다.

    이날 초전면을 방문한 김세환 성주부군수는 촛불문화제 전기 차단 이유에 대해 “집회 내용은 당초 우리가 하던 성주에 사드 안된다는 소리가 아니라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라고 하고), 거기다 반정부, 반미, 대통령·도지사·군수 욕하고 있는데…”라고 설명하다 주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배은하 대변인은 “(김항곤 군수 기자회견 후에) 결국은 성주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투쟁위의 기조와 맞지 않는 이들이 드러났다고 본다”며 “투쟁위는 그 기조에 맞게 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덕분에 촛불은 오히려 더 많이 타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23일 오후 8시 열리는 촛불 문화제에 성주군은 다시 군청 문을 열고 전기를 공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