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와 성주군이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공동위원장 김안수, 정영길, 이재복, 백철현)의 제3후보지 검토 건의 논의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
21일 오후 3시 성주투쟁위는 대책회의를 열어 국방부에 성산포대를 제외한 적합한 부지를 행정적 절차를 검토해서 진행하라는 건의를 문서로 정리해 발표하기로 했다. 성주투쟁위가 이 논의를 다룬 것은 점심께 성주투쟁위 김안수 공동위원장,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 등이 김항곤 성주군수와 만난 다음이었다.
그런데 성주투쟁위가 건의에 대한 결정을 하기도 전, 노광희 성주투쟁위 홍보분과 단장이 기자들에게 유출해 성주투쟁위와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성주투쟁위는 노광희 단장이 발표한 ‘국방부는 부적합지인 성주성산포대를 제외하고, 적합한 부지를 행정적 절차를 거쳐 검토할 것을 건의한다’는 내용에 대해 무효임을 밝혔다.
이에 앞서 국방부가 성주투쟁위 논의에 개입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날 오후 4시 20분께 국방부 파일을 옆구리에 찬 황희종 국방부 기조실장이 성주군청 2층 복도에서 성명서 내용과 관련해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다.
황희종 기조실장은 “현재 있는 제3후보지를 검토해줄 것은 군수를 통해서…그러면 문구를 세심하게 다듬어야 하는데요. 1번, 2번, 3번 넣는 것은 어렵고…”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본지 기자가 황 실장을 쫓아가며 “어디서 왔느냐. 누군데 성명서 내용을 검토하느냐”고 묻자, 황 실장은 부군수실로 황급히 달아났다. 부군수실로 들어간 황 실장은 소속과 이름 밝히기를 거부하면서 “부군수와 약속이 있어서 들어왔다. 내가 한두 번 오는 것도 아닌데 누군지 모르느냐”며 문을 닫아버렸다. 사실상 국방부가 직원을 내려보내 성주군과 논의해 성주투쟁위 활동에 개입하고 있다는 걸 시인한 셈이다.
한편, 오후 5시 30분 현재 성주군민 100여 명은 다른 부지 검토 자체를 거부하며 “사드 배치 철회만이 군민의 입장”이라며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