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8시,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38번째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촛불문화제에 1천여 명이 참석했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지난 4일 이후 보름 만에 촛불문화제에 참석했지만, 제3부지를 언급해 군민들의 쓴소리만 들어야 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묵념과 농민가, “5만 군민 똘똘 뭉쳐 사드 배치 막아내자”는 구호로 촛불문화제를 시작했다. 이날 자유발언에 나선 군민들은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가 제3부지 검토 여부를 논의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해명과 김항곤 성주군수의 입장을 물었다.
방병덕 씨(성주읍)는 “김항곤 군수님께 한말씀 올리려고 왔다. 군수님께서 2016년을 맞이해 참외 수익 5천억을 선포했다. 지금 참외 수익이 4천억인데 어떻게 5천억을 선포할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그 해답은 중국 수출이다고 말씀해주셨다”며 “이 자리에서 군수님께 다시 묻고 싶다. 중국 수출로 5천억 달성코자 했던 기대와 야망, 꿈은 어디로 사라지고 성주 참외 죽일 결심을 하셨는지요”라고 꼬집었다.
이어 “초심으로 돌아가 군민과 힘을 합쳐 사드를 막아낼 용기는 없으신지요. 지금 김항곤 군수님과 추종세력들은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착실하게 사드를 손 따라 두고 있다. 뻔히 보이는 수에 당하고 있다”며 “이제 한번쯤 옆을 볼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부하는 세력이 아니라 정직하게 살아가는 군민들의 소리에 말입니다. 당신의 선택에 성주의 미래가 걸려 있습니다.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선조가 되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고 말했다.
강 모 씨(초전면)도 “군수님 말씀하실 때 뒤에서 열심히 ‘초전도 성주다’고 외쳤습니다. 우리 투쟁위는 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입니다. 사드를 반대해야하는 투쟁위가 제3후보지에 대해 찬반을 논하는 건 웃긴 일입니다”며 “일부 제3후보지 거론하고 군민들 우롱하는 분들은 나가주십시오. 열심히 투쟁하는 다른 분들 욕보이지 말고 떠나세요. 군수님, 매일 촛불집회 나오십시오. 그래야 사드 안 오는 거 아십니까”라고 지적했다.
최근 김항곤 성주군수가 촛불 문화제에 참석하지 않는 동안 안보단체 기자회견,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완영 국회의원(고령군, 성주군, 칠곡군)은 성주군 내 제3부지 검토를 요구했다. 그러나 김항곤 군수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자, 군민들은 김 군수도 같은 생각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은 것이다.
이날 발언에 나선 김항곤 군수에 대한 군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김항곤 군수는 “주민간담회에서 이런저런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야유하고 욕하고, 비난하고 그러한 일은 성주군에 있어서는 안 됩니다”고 말했다. 한 군민은 “군수님, 제3지대 입장을 밝히세요”라고 소리쳤고, 곳곳에서 “입장을 밝혀라”, “초전도 성주다”는 고함소리가 터져나왔다.
성주투쟁위가 제3부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김 군수의 발언 역시 군민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앞서 백철현 투쟁위 공동위원장이 제3부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는 오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 백 위원장은 이날 세 차례나 불려나와 사드 배치 철회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군수는 “제3의 장소 문제가 나왔으면 그것 또한 투쟁위에서 검토하고 있습니다. 군민의 뜻을 투쟁위에서 잘 담아서 표출을 해주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 싸움하시면 안 됩니다. 우리끼리는 뭉쳐야 합니다. 우리 군민이 살길을 우리가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며 발언을 급히 마무리했다.
마지막 발언으로 언론브리핑에 나선 배윤호 씨(가천면)도 “백악관 답변 곧 오지 않습니까. 국회에서도 야당이 사드특위 구성해서 조사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왜 대통령이 하고, 도지사가 하고, 새누리가 하는 걸 왜 받자고 합니까”라며 “성주군수가 누구 군수입니까. 군민들 뜻을 따라서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라고 했는데 그거는 쇼였습니까. 백악관 답변 올때까지 (제3부지) 논의 하지 말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