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군위군이 주민 의견 수렴 없이 대구공항과 전투비행장 K2 통합 공항을 유치하려 나서자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군위군이 유치 후보지로 거론한 소보면 주민들은 “군수가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한 개 면을 없애서라도 유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구공항⋅K2 전투비행장 유치 소보면 반대 추진위원회(유치 반대 추진위)와 군위군의 입장을 종합하면, 군위군은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공항 이전을 언급한 직후 긴급 보도자료를 통해 소보면 유치 의사를 밝혔다. 14일에는 ‘대구공항 통합이전 군위유치 TF팀’까지 결성했다. 이 과정에서 군위군은 소보면 주민들에 대한 여론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이우석 유치 반대 추진위원장은 “군수가 주민들한테 아무런 의견 수렴도 없이 혼자 독단적으로 말을 뱉어버렸다”며 “그날부터 행사장을 다니면서 한 개 면을 없애더라도 유치를 해야 한다고 떠벌리고 다닌다. 여기에 소보면민이 화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석 위원장은 “국가를 상대로 ‘우리 지역은 안 된다’ 이런 목적이 아니”라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분단된 현실 속에서 꼭 우리 지역에, 내 집에 필요하다고 하면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군수가 너무 성급하게 주민을 무시한 채 추진한 점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추진위는 19일 대규모 반대 집회를 예정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취소했다. 대신 18일 경북도청을 방문해 공항추진기획단 관계자를 면담하고 유치 반대 탄원서를 전달했다.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군위군은 일단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박영식 대구공항 통합이전 군위유치 TF팀장은 “7월 20일에 반대 추친위와 군수님이 만난 후 공식적으로 유치활동은 중단했기 때문에 특별히 진행 중인 공항 유치 활동은 없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자료만 수합하고 정리하는 상태”라며 “연말 정도에 후보지가 결정되면 그때 가서 군민의 의견을 물어서 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치 반대 추진위는 군위군의 설명을 신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우석 위원장은 “우리 요구는 군수가 독단적으로 유치를 추진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유치 추진을 철회하라는 것”이라며 “중단하겠다고 말은 했지만 물밑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다. 찬성 서명도 받고 있고, 일부 주민들에겐 전화까지 하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유치 반대 추진위는 김영만 군위군수가 공식적인 사과와 철회 선언을 하지 않으면 주민소환까지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