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박근혜의 지역이라는 구미공단에서 최초의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척박한 구미공단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희망의 싹을 틔웠습니다. 돋아나는 새로운 싹을 보고 놀란 자본이 허겁지겁 문자 한 통으로 170명을 해고했습니다.
그렇게 해고되어 투쟁하면서 1년간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금속노조 가입부터 장기투쟁기금을 지원받을 때도 우여곡절을 겪으며 어렵게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자본은 그때마다 우리를 비집고 들어와 온갖 악선동으로 투쟁대오를 흔들고 조합원들의 이탈을 부추겼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동지들의 손길은 뜨거웠고 그 힘으로 한고비 한고비를 넘겼습니다. 노동조합을 깨기 위한 온갖 협박을 담은 두 번의 희망퇴직과 농성장 강제철거를 당하면서 23명의 조합원이 강제철거에 온몸으로 저항하고 연대의 힘으로 무너진 농성장을 다시 세웠습니다. 23명의 조합원은 굳건하게 금속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로 현재의 투쟁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조직, 하나의 투쟁으로 15만 금속노조가 산별노조로 건설되어 있지만, 여전히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고통과 전망을 조직이 온전히 끌어안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장기투쟁 사업장들의 생계비를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 투쟁하는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의 장벽입니다. 해고되어 6개월은 실업급여, 6개월은 금속노조 장기투쟁기금을 받으며 1년을 싸웠습니다. 이제 이마저도 끊기는 시점에 와있습니다. 23명 조합원의 투쟁 의지는 굳건한데 최소한의 생계비조차 유지될 수 없어 민주노조의 깃발을 내려야 하는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입니다. 세상을 바꿔,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우리 운동은 이번에도 연대의 손길로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밖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사히 자본은 장투기금이 끝나는 시점에 또다시 ‘너희 투쟁은 끝났다’며 악선동과 고소고발, 희망퇴직 등으로 돈 장난을 치며 조합원 흔들기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투쟁하는 우리가 가장 두려운 것은 저들의 악랄하고 치졸한 탄압이 아닙니다. 우리가 두려운 것은 최소한의 생계비조차 없어서 투쟁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고립되는 것입니다. 동지들! 우리의 이 두려움이 기우였음을 동지들의 뜨거운 연대의 손길로 확인시켜주시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수차례 위기를 겪을 때마다 동지들의 연대로 그 상황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이 되어주셨던 것처럼, 그 힘과 지혜로 또 다시 이 위기를 극복하고 싶습니다. 이 척박한 땅에 민주노조의 뿌리를 굳건하게 내리는 이 투쟁은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 23명의 생존권만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구미공단을 바꾸고 노동탄압 민생파탄의 주범인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리고 노동자민중이 살만한 세상으로 바꿔내는 투쟁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함께해 준 동지들의 의지가 바로 그 의미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히 월 100만원의 생계비로 민주노조의 뿌리를 굳건하게 내릴 수 있는 힘을 동지들이 함께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월 1만원을 2,300명이 결의해 주신다면 23명 조합원들의 투쟁의지는 더욱 굳건해질 것입니다. 2,300명의 결의는 척박한 구미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의 푸른 깃발을 꽂고 구미에서부터 세상을 바꿔나가는 그 힘을 확산시켜나갈 수 있는 소중한 힘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감히 민주노조를 지키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쟁취해내는 당당한 투쟁으로 답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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