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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입틀막을 하시나. 질문 끝까지 듣고 가시라. 특정 언론사 질문만 회피하는 게 어디 있나?” 황급히 자리를 뜨는 홍준표 국민의힘 대통령 예비후보를 향해 한 기자가 매서운 물음을 이어가는 영상이 지난주 큰 관심을 받았다. 홍 후보는 다음날에도, 그다음날에도 이날 있었던 일을 반복해 해명해야 했다. 홍 후보를 매섭게 몰아붙인 이는 홍여진(40) 뉴스타파 기자, 뉴스민의 자랑스러운 뉴민스이기도 하다. 이번주 ‘뉴민스를 만나다’ 주인공을 홍 기자로 정한 이유는 약간의 동병상련과 함께 그날 홍준표 후보에게 정말 묻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기 위해서다.

홍 기자는 2013년 뉴스타파가 막 설립될 무렵 공채 1기로 뉴스타파에 합류한 원년 멤버다. 그는 최근 몇 차례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일부 후보들의 출마 회견이나 공약 발표 회견장에 나섰다. 지난 11일 스스로 의회주의자라고 강조하는 나경원 예비후보를 향해선 “계엄군이 국회의사당에 진입할 때, 시민들이 계엄군을 막고 군용차량을 막아설 때, 의원님은 그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이른바 ‘뼈 때리는’ 질문을 했고, 16일엔 “뉴스타파 기자다”라는 말만 듣고 홍 후보가 달아나게 만들었다.
현장의 모습은 짧은 영상으로 빠르게 소비됐고, 화제가 됐다. 하지만 홍 기자는 아쉬움이 크다. 정작 들어야 할 이야기는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질문을 듣지도 않고 달아난 홍 후보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홍 후보는 지레 ‘명태균’ 의혹에 대한 질문을 할거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홍 기자는 홍 후보가 12.3 윤석열 내란 사태를 두고 ‘한밤중의 해프닝’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물으려고 했다. 최근 그가 뉴스타파 다큐팀에 배속되어 내란 사태 후 한국 사회의 현상을 다루는 다큐를 제작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파면 이후 우리가 기대했던 세상이 있는데, 기대와 달리 내란이 끝나지 않고, 내란 잔당이 청산되지 않고 있는데 왜 이럴까? 어떻게 내란을 옹호하거나 내란을 방조한 사람들이 대선에 출마한다고 하는 걸까?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현장을 담아 내란과 관련한 다큐를 준비하는 중이에요. 그들의 민낯을 좀 들쳐내 보이고 싶어서 준비한 질문들인데, 라이브로 실시간 방송이 되다보니 선공개가 되어버렸어요. 억울한 건요. 질문을 들었으면 그게(명태균) 아니라는 걸 알텐데 듣지도 않고 홍 후보가 그냥 가버린 거예요”
홍 기자는 이튿날(17일) 이어진 홍 후보의 기자회견을 영상으로 확인하고 혀를 찼다. “오마이뉴스 기자를 두고 뉴스타파 기자인 줄 착각해서 나중에 질문하라고 하더니, ‘또 명태균 질문하려고 하잖아’라고 했잖아요. 굉장히 무성의하다고 생각했는데, 전날 질문을 못해서 질문지를 친절하게 인쇄를 해서 남겨 놓고 왔거든요. 그 질의서를 봤더라면 제가 그 질문을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을 건데, 열어보지도 않은 것 같아요”
뉴스민이 폐간 위기에 놓였던 2023년부터 뉴민스가 된 홍 기자는 내란 사태 이후에도 여전히 확고하게 ‘내란 동조 정치 세력’을 지지해주며, 지역적 기반이 되고 있는 대구·경북이 조금만 더 세상을 균형 있게 볼 수 있도록 뉴스민이 노력해주길 당부했다. 그는 “지금도 지역주의를 완화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지만 더 분발해주면 감사할 것 같아요. 그게 바람입니다. 그러려면 버텨야 되요. 민들레처럼 꿋꿋하게!”라고 뉴스민을 응원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