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저녁 김광진 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19대 국방위원)이 대구YMCA 강당에서 ‘갈등과 군비경쟁을 부추기는 사드배치 반대 평화강연회’를 진행했다. 19대 국회 임기 4년 모두를 국방위원회에서 보낸 김 전 의원은 해박한 군사 관련 지식으로 왜 사드가 필요 없는 무기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모든 무기는 다 나쁜 거다.’ 이렇게 주장하려는 건 아니다. 필요한 무기는 들여와야 한다. 중국이, 러시아가 뭐라든 정말 필요한 것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며 “하지만 이처럼 중요한 것(중국, 러시아와 관계 등)들을 포기하면서까지 사드를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다뤄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사드가 왜 군사적으로 한반도에 무용한 지에 대해서 알기 쉽게 설명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사드가 영어로 뭔지는 아시죠? 언론에선 항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고 한다. 그런데 이 번역은 중요한 거 하나가 빠져 있다. 사드는 ‘THAAD’ 다. 앞에 ‘T’가 있다. 그런데 번역할 땐 ‘HAAD(High Altitude Area Defense missile)’만 번역한다”며 “‘T’는 ‘Terminal’이다. 종말 단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김 전 의원은 “어떤 물체든 던져질 때 포물선이 생길 거다. 그 포물선이 떨어진 때는 언제나 4가지 단계를 거치게 된다”며 “미사일을 발사하면 수직하고, 상승해서, 하강하고, 종말한다. 마지막 종말 단계에서 요격하는 미사일 체계”라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초등학교 교육 정도만 받은 사람이면 충분히 답을 구할 수 있는 논쟁”이라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하겠다고 하지만, 북한하고 남한이 대륙 간으로 연결되어 있습니까? 대륙간미사일을 써야 할 거리에 있습니까? 당연히 아니다”고 국방부가 시종 북핵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 사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반박했다.
“사드배치 하려는 정부 저의가 뭘까?”
“저의가 없을 것, 하라니까 하는 것”
또 김 전 의원은 사드배치 문제에서 우리 정부는 자주적 결정권이 거의 없고, 미국과 군수업체의 필요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우리 모두 무용하다는 걸 알고 있는 이 사드를 정부가 굳이 들이려는 저의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저의가 없을 것. 하라고 하니까 하는 걸 것”이라고 답했다.
김 전 의원은 “미국과 한국 모두 대선을 준비 중이다. 지금 어느 정부가 들어올지 서로 장담하기 쉽지 않다. 정부가 바뀌면, 찬성하든, 반대하든 처음부터 재논의를 해야지 않겠느냐”며 “정치적 이유 때문에 빨라지는 것이냐 하면 또 다른 측면이 있다. 정치인에게 사드가 필요한 게 아니다. 누군가 사드 구입을 해줘야 하는 건, 사드를 판매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대선 시기를 놓치면 언제 이걸 논쟁할 수 있을지 모른다. 대한민국 대선 결과가 보수 정권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예상을 그들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 전 의원은 성주에서 찾아왔다는 한 청중이 “어떤 마음으로 투쟁하면 좋을지 말씀해달라”는 요청에 “어느 시대, 어느 사회, 어느 공간이나 피해자나 가해자는 있다. 그것이 바뀌는 건 가해자가 착해지거나, 피해자가 힘이 생겨서가 아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제3자가 문제의식을 가질 때”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군대와 학교에서 폭력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제3자가 관여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성주도 피해자와 가해자가 있다. 국가 폭력이 행사하는 힘의 논리에는 가해자가 ‘내가 생각해보니 잘못했어’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대추리에서, 평택에서, 제주해군기지에서도 보았다. 그걸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수용당하는 사람들이 저항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연관되지 않은 사람이 저항에 동참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성주에 대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이번 강연회는 대구경북기독인연대와 대구YMCA가 공동주최했고, 약 120명의 시민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