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조기대선 출마 공식화 후 대구시 서울본부 업무추진비 집행 급증

2025년 1월부터 3개월 새 약 3,500만 원···예년 대비 3~5배 증가
특히 언론 접촉 늘어···어공으로 채워진 서울본부, 홍준표 예비캠프 역할?

11:47
Voiced by Amazon Polly

12.3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 대구시 서울본부가 언론 및 국회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쓴 업무추진비가 예년 대비 3~4배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들어 1월부터 3월까지 쓴 업무추진비가 3,478만여 원에 달하는데, 올해 서울본부에 배정된 시책업무추진비의 거의 절반에 달한다. 특히 언론을 대상으로 한 업추비 지출은 5배까지 증가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조기 대선 출마를 앞두고 서울본부가 사실상의 예비 캠프 노릇을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1월부터 3월 사이 배정된 예산 7,479만 원의 46.5% 집행
2023년,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3~5배 증가

▲대구시 서울본부의 최근 3개월(1~3월) 사이 업무추진비 집행 규모가 전년 대비 급증했다. 특히 언론에 집행한 업추비 규모가 크게 늘었다.

뉴스민이 서울본부가 2022년 7월부터 2025년 3월 현재까지 사용한 시책추진업무추진비 내역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서울본부가 1월부터 3월 사이 쓴 시책업무추진비가 배정된 예산의 46.5%에 달하고, 예년과 비교하면 약 3배에서 5배가량 까지 늘었다. 앞선 해와 비교해보면, 반년 동안 쓸 예산을 3개월 만에 몰아썼다는 의미다.

지자체는 여러 목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예산으로 배정해 쓴다. 대구시 예산서를 보면 대구시가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배정한 올해 예산은 30억 가량이다. 이 돈은 ▲기관운영 ▲시책추진 ▲부서운영 ▲정원가산 업무 등의 부서별로 배당되어 있다. 시장, 부시장 등이 쓰는 업추비가 기관운영 명목으로 총무과에 배정되어 있는 식이다.

올해 서울본부에는 수도권 시정 홍보체계 강화 명목으로 2,887만여 원, 중앙행정기관과의 협조체계 강화 명목 1,591만여 원, 국회 및 정당과의 협조체계 강화 명목 3,000만 원 등 7,479만 원 가량이 시책추진업무추진비로 배정되어 있다.

서울본부는 이 돈을 대통령실이나 국회, 언론 뿐 아니라 정당과 지자체 관계자나 전문가들을 만날 때 썼는데, 3개월 사이에만 3,478만여 원을 쓴 것으로 파악된다. 배정된 예산의 약 ½을 3개월 만에 쓴 것이다. 2023년 1월부터 3월 사이엔 1,248만여 원, 2024년 같은 기간엔 755만여 원을 쓴 것과 비교하면, 2023년보다는 2.8배, 2024년보다는 4.6배나 증가한 규모다.

언론 접촉 급증···3개월 동안 언론 1,674만여 원
2023년,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5~7배 증가

▲지난 7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한 퇴임 일정을 밝히고 간부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구시)

특히 이 기간 동안 서울본부는 언론을 만나는 일이 급증했다. 3개월 동안 언론을 만나며 쓴 돈이 1,674만여 원으로 이 기간 쓴 총액의 48.1%에 달한다. 같은 기간 동안 2023년엔 252만여 원, 2024년 330만여 원을 쓴 것과 비교해 보면 5~7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가장 많은 돈을 쓴 사람은 당연히 김윤환 서울본부장이다. 김 본부장은 3개월 동안 업무추진비로 1,376만여 원(39.6%)을 썼다. 김 본부장은 2023년부터 2025년 3월까지 27개월 동안 6,246만여 원을 업추비로 썼는데, 올해 석달 동안에만 그중 전체의 ⅕에 달하는 22.0%를 썼다. 2023년 1월부터 3월까지 470만 원, 2024년 1월부터 3월까지 477만여 원을 쓴 것과 비교해도 큰 차이다.

김 본부장은 1,376만여 원 중 791만여 원(57.5%)을 언론을 만나는데 썼는데, 그가 27개월 동안 언론을 상대하며 쓴 업추비 총액 2,591만여 원 중 30.5%에 해당한다. 앞선 24개월 동안엔 월 평균 75만 원 가량을 언론 대응에 쓴 것과 비교해보면, 압도적으로 많은 규모다. 최근 석 달 동안 언론 접촉을 대폭 늘렸다는 의미다.

12.3 윤석열 내란 사태 후 홍 시장이 조기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후부터 서울본부가 예년보다 몇 배 많은 업무추진비를 쓰며 언론 관계자를 만난 셈이어서 서울본부가 홍 시장의 대선 출마 정지 작업을 하면서 업추비를 써온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서울본부는 홍 시장 취임 후 이른바 ‘어공’으로 채워져 논란을 낳은 바 있다. 김윤환 본부장이 대표적이고, 행정지원과장조차 홍 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 출신이다.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된 최용휘 씨도 여기에서 일했다. 최 씨의 요구로 명 씨 측에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박 모 씨도 2022년부터 여기에서 일했다. 박 씨도 올해 3개월 동안 업추비 526만여 원을 쓰며 언론 및 국회 관계자를 만나기도 한 걸로 확인된다. 뉴스민은 김 본부장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