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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민스 허승규(36) 안동녹색당 공동위원장은 이번 경북 북부지역 산불로 바쁜 사람 중 하나다. 직접 산불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행정과 주민 사이에서 민원을 받아 반영하는 데에 전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율방범대로도 활동하는 허 위원장은 산불이 안동을 휩쓸기 시작한 당시에는 방범대 옷을 걸쳐 입고 독거노인 대피에도 뛰어들었다.
주말인 토요일에도 지역 업무를 하느라 바빴던 허 위원장. 이동 중에 짬을 내 지역 상황과 산불 관련 뉴스민 보도 방향에 대한 조언도 들었다. 허 위원장은 고령화된 지역 특성에 맞는 단일한 정보전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하면서 지역 공동체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도와 관련해서는 재난 이후 마을 복원 방향에 대한 세심한 관심을 주문했다.
허 위원장이 재난 관련 정보 전달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건 이번 산불에서 지역 공동체의 역할이 컸다는 걸 고려한 결과다. 지역 특성, 산불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행정기관의 대응에 한계가 있는데 이 점을 지역 공동체가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노인들은 문자 접근이 어렵기도 하고, 문자조차 작동하지 않은 상황도 있어요. 그래서 그 동네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이장, 공무원들이 이번에 대응에 여러 기여를 했어요. 그러니까 지역 공동체가 생명을 지켜내는 데에 기여한 거죠. 지금 어르신들 1인 가구가 많아요. 통신망이 두절됐을 때 결국 이웃이 연락 안 되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서 데려왔거든요. 동네 이웃들이 그분들을 함께 보호하는 거죠. 평소에 누가 살고 있고 어떤 상태인지 파악돼야 하고, 그러려면 민관 협치도 있어야 하고요. 결국은 주민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한 겁니다. 재난 이후도 중요한데요. 마을이 통째로 불탄 곳도 있어요. 그렇다고 집단 이주라도 하면 그 마을은 통째로 사라져서 문제잖아요. 그게 지역 소멸이죠. 재건을 어떻게 풀어가느냐도 중요한 문제예요.”
허 위원장은 뉴스민 보도 전반에 대해서도 경북 북부지역 관점을 이해하고 보도에 반영하는게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북부지역의 고유한 역사가 있고, 기초단체 단위로도 확연히 다른데도 언론은 이를 섬세히 반영하지 않는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지적은 뉴스민의 앞으로 보도 방향에 대한 요청이기도 하다. 뉴스민은 12.3 윤석열 내란 사태와 관련해서도 대구를 중심으로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경북의 아젠다를 놓치지 않기 위해 ‘민주주의자들’ 기획을 통한 경북 지역 소식 전파에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는 분명하다.
“뉴스민이 모든 현안을 다룰 필요는 없고, 호흡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기획을 계속 더 했으면 좋겠어요. 대구경북에는 드러나지 않은 시민의 역사가 많아요. 조명할 만한 인물도 많고요. 경북이 엄청 넓은데, 저만 해도 안동 벗어나면 아는 게 별로 없거든요.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하는 역할을 계속해 주신다면, 엄청난 대박을 터트릴지는 모르겠지만 뉴스민이 갑자기 망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럴 때마다 우리 대구경북 시민들이 살려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