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민스를 만나다] 헌법학자 뉴민스, “한덕수 탄핵 기각? 헌법재판소 존재 위협받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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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49)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이번주 ‘뉴민스를 만나다’ 주인공으로 삼은 건 시국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 100일이 넘도록 내란 우두머리가 여전히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는 시국 말이다. 전 국민이 생생히 라이브로 지켜본 명백한 사건이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이르게 날 것이라는 예측이 무색하게 헌법재판소는 100일이 넘도록 유구무언이다.

우리의 뉴민스, 김 교수는 내란 사태 이후 적극적인 의견을 내고 있는 헌법학자다. 교수로 일하기 전엔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에서 책임연구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와 인터뷰를 통해 헌법의 관점에서 헌법재판소가 나아가야 할 길을 다시 한 번 짚어볼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원래 본인의 SNS를 친구 공개용으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12.3 윤석열 내란 사태 후 자주 전체공개로 현안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당연히 헌법학적 관점에서 현안을 분석하고 판단을 더했다. 김 교수는 쾌도난마식으로 각 사안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렸다. 그는 진즉에 국회가 윤석열의 내란 시도를 막지 않는 ‘부작위’를 이유로 장관들도 모두 탄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현 시국을 “위기 상황”, “예외적 상태”라고 표현하면서 “우리 헌법은 예외 상태에서도 헌정체제 내에서 관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놨고, 지금은 그게 작동하고 있다”고 우리 헌법 질서가 일종의 ‘회복탄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도 우리 헌법 질서의 회복이 더뎌지고 있는 이유는 알 수 없다고 했지만,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마련된 헌법기관으로서 헌법재판소가 헌법 정신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다 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짚었다.

“우리 헌법은 68조 2항에 대통령이 궐위되면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그러면 권한대행 체제라는 일종의 임시체제도 장기간 유지되는 것은 우리 헌법의 어버이들이 예정했다고 보기 어렵죠. 오히려 60일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헌법의 원칙적인 정신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것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지만은 헌법 정신에 기초한다면, 그리고 헌법 정신이나 가치가 잘 구현되도록 헌법재판소는 자신의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60일 이내에 결정을 내도록 노력하는 것이 마땅하고, 늦어지면 늦어지는 이유를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봐요”

김 교수는 잠시후 오전 10시부터로 예정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도 헌법재판소가 인용해야 하고, 인용할거라는 의견이다. 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 심리가 한 번에 끝났고, 증거나 증인 채택이 없었으며, 대통령 탄핵이 임박했다는 등의 논리로 한 총리 탄핵은 기각될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에서도 꿋꿋하다. 오히려 그는 “그런 의견들에 따라 기각한다면 헌법재판소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먼저 대통령을 탄핵시킬거니 총리는 탄핵 안하겠다는 건, 그거야말로 법리적 판단을 안 하는 것이거든요. 정족수 문제도 그래요. 권한대행이 대통령 권한을 행사하니 탄핵 정족수도 똑같아야 된다는 거잖아요? 그런 논리면, 권한대행을 사실상 대통령으로서 지위를 인정하겠다는 건데, 차기 대통령 선거에 권한대행 했던 사람은 출마 못하나요? 중임 금지에 걸리진 않나요? 그 이야긴 안하거든요. 모순적이죠.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할 때 행사한 여러 가지 일들이 헌법과 법률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들이 있고, 내란 가담 같은 문제는 사실관계 파악에서 불완전하다고 하더라도 헌법재판관 3명을 임명을 안 해서 헌법재판소의 기능을 사실은 멈춰버렸거든요. 그런(기각) 논리라면 헌법기관을 구성하지 않고 부작위로 계속 두는 방식으로 장기집권, 또는 헌법기관의 기능을 소멸시킬 수 있게 되거든요.”

그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뿌옇던 안개가 걷히고 곧게 뻗은 대로가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헌법에 있어선 명쾌하고 거침 없는 그는 대구에서 10년 가량 헌법 공부 모임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 모임에선 회비로 모은 돈을 비정규직노동조합이나 사드에 반대하는 성주 주민들을 응원하며 기부하곤 했다. 그 소식은 뉴스민을 통해 독자들에게도 전달됐다.

김 교수는 “얼마 전에도 그 기사는 다시 봤다. 새로 모임에 오신 분한테 회비를 어떻게 쓴다고 설명하는데 요긴하게 활용했다”며 “뉴스민이 좀 수익이 잘 나서 오래 지속할 수 있으면 한다. 일전에 폐간 위기를 한 번 극복해서 조금 숨을 돌리는 걸론 알고 있는데, 경제적으로 더 윤택해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좋은 기사도 더 많이 나오는 것 아니겠나”라고 뉴스민을 독려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