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거리 모인 TK시민들, “헌재야, 오늘 야구 개막했는데… 선고는 언제?”

1,000명 모인 제24차 윤석열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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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4일, ‘12.3 내란’ 다음 날 시작한 윤석열퇴진 대구시국대회가 어느덧 24회차로 완연한 봄이 찾아왔지만, ‘탄핵 정국의 봄날’은 아직이다.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대구시민 1,000여 명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는다며 비판했고, 이번주가 마지막 주말 집회가 되길 바랐다. [관련기사=윤석열 퇴진 대구시국대회 1,000여 명 참석···“내일 다시 만나자”(‘24.12.04)]

22일 오후 5시부터 대구 동성로 한일CGV 앞에서 열린 제24차 윤석열퇴진 대구시국대회는 1,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집회는 민중의례와 정세브리핑, 시민발언, 공연(훌라) 등과 2.4km 행진(공평네거리~봉산육거리~반월당네거리~중앙로역)으로 마무리 됐다.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변론을 종결한 뒤 한 달 가까이 선고일을 정하지 않는 헌법재판소를 비판하며, 탄핵을 촉구했다. 한 시민은 22일 개막한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를 염두하며, ‘헌재야 오늘 야구 개막했어. 아직도 선고를 안 한 게 말이 되니’라는 스케치북을 들었다. 다른 시민은 ‘헌재야. 민중이 노래를 하면 쫌 들어야 되는 거 아이가. 귀 좀 파라’는 대구사투리를 섞은 재치있는 피켓을 흔들었다. 또 다른 시민은 ‘윤석열 파면 이유는 너무나 명백하다. 이 당연한 걸 지금까지 끌고있다니’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탄핵 인용 문구인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피켓도 눈에 띄었다. 부적과 함께 윤석열 파면을 바라는 주술적인 마음을 담은 피켓도 있었다.

▲ 시국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늦어지는 ‘헌재의 시간’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는 손피켓을 통해 헌재를 향해 비판 목소리를 전했다. 한 시민은 22일 개막한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를 염두하며, ‘헌재야 오늘 야구 개막했어. 아직도 선고를 안 한게 말이 되니’라는 스케치북을 들었다.

아이 셋을 키우는 경산시민으로 자신을 소개한 김민성 씨는 시민발언을 통해 “요즘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니 답답해서 발언을 하게 됐다”며 “우리 시민의 명령으로 윤석열의 탄핵안이 나왔고, 그런데 마음대로 풀어주고는 아직 탄핵 선고도 안 하고 뭐 이러고 있나. 지금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고 성토했다.

김 씨는 “우리가 추운 겨울에 고생을 많이 하지않았나. 지금 추운 겨울이 지나고 있다. 따뜻한 봄이 오면 새로운 봄에 살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그런 기대를 검찰과 법원, 헌재가 깨뜨리고 있다”면서 “이번 주가 마지막 주말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혹시나 다음주에도 집회를 해야하는 상황이 오면 또 우리 식구들과 함께 이 자리에 나오겠다”며 “바람 불면 꺼지는 촛불이 아니고, 절대 꺼지지 않는 응원봉이 되지 않았나. 꺼지지 않고, 지치지 않고 반드시 우리 시민들이 승리할 거라 믿는다”고 했다.

▲ 한 시민은 ‘윤석열 파면 이유는 너무나 명백하다. 이 당연한 걸 지금까지 끌고있다니’라는 메시지를, 다른 시민은 ‘헌재야. 민중이 노래를 하면 쫌 들어야 되는 거 아이가. 귀 좀 파라’는 대구사투리를 섞은 재치있는 피켓을 들었다. 부적과 함께 윤석열 파면을 바라는 주술적인 마음을 담은 피켓도 보였다.

시국뉴스를 진행하는 현지현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정책선전국장은 “윤석열 탄핵과 관련한 주요 쟁점은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포고령의 위법성, 계엄군을 국회에 투입하고 국회를 봉쇄해 국회 활동을 방해한 것,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장악을 시도한 것, 주요 인사들에 대한 체포를 지시한 것 이렇게 5가지”라면서 “어느 것 하나 기각될 것이 있는가. 탄핵 사유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도대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는가. 헌법재판소가 시간 끌기 하는 동안 윤석열과 내란 공조 세력들, 극우 세력들이 이 나라를 좀 먹고 있다”며 “헌법재판소는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 파면을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12월 4일 ‘12.3 내란’ 다음 날 시작한 윤석열퇴진 대구시국대회가 22일 어느덧 24회차로 완연한 봄이 찾아왔지만, ‘탄핵 정국의 봄날’은 아직이다.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대구시민 1,000여 명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는다며 비판 목소리를 전했고, 이번 주가 마지막 주말 집회가 되길 바랐다.

시국대회 사회를 맡은 박석준 윤석열퇴진 대구시국회의 공동집행위원장도 조속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를 촉구했다. 박석준 위원장은 “헌재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무엇이 무섭나. 시민들이 원한다. 헌재는 당장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지난 12월 3일 우리는 엄동설한에 거리로 나와야만 했다. 패딩을 입고, 장갑을 끼고 서로 의지하면서 광장에 왔다”며 “이제는 반팔을 입은 만큼 따뜻한 날씨가 도래했다. 이것은 민주화의 봄, 우리의 봄을 맞이할 거라는 증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도 프로야구 개막 사실을 알리면서 함께 삼성라이온즈 응원가인 ‘엘도라도’를 개사해 윤석열 파면과 국민의힘 해체를 시민들과 함께 노래했다. 박 위원장은 “이것은 정말 상식과 비상식의 싸움, 정의와 불의의 싸움, 그리고 옛것과 새것의 싸움”이라며 “역사의 미래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 힘으로 광장을 짓겠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싸워서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대한민국과 대구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 22일 오후 5시부터 대구 중앙로 한일CGV 앞에서 열린 제24차 윤석열퇴진 대구시국대회는 1,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