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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유사한 의혹을 사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수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 시장과 홍 시장은 모두 명태균 씨 측에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은 측근들이 대납한 의혹을 사고 있다.
20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여론조사비용 대납 정치자금법 문제로 오세훈 시장의 집무실, 공관뿐 아니라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 씨 측이 오 시장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수차례 실시하고, 그 비용은 측근인 김한정 씨가 대납한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 씨는 5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비용 3,300만 원을 명 씨 측에 지급한 것으로 확인된다.
오 시장 측은 줄곧 명 씨와 관계뿐 아니라 여론조사 비용 대납 문제도 알지 못하는 일이라며 선을 그으면서 수사기관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해 왔다. 이날도 오 시장 측은 검찰 수색에 성실히 협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20일 오전 오세훈 사무실, 공관 등 압수수색
유사 의혹, 같은 입장 내는 홍준표 수사는?

오 시장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유사한 의혹을 사고 있는 홍 시장에 대한 수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2020년 국회의원 선거,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명 씨 측이 홍 시장 관련 여론조사를 수차례 실시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2020년 국회의원 선거 때는 홍 시장이 출마 선거구를 두 차례 번복 끝에 대구 수성구을로 선택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항상 명 씨 측의 여론조사가 선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해 1월 15일 홍 시장은 가장 먼저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밀양 선거구) 출마를 공식화했는데 이보다 하루 앞선 14일에 명태균 씨가 운영하던 미래한국연구소가 이 선거구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홍 시장을 후보로 포함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이후에도 두 차례 더 비공표로 해당 선거구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홍 시장은 당내 험지 출마 요구에 밀려 밀양 선거구 출마를 접고 2월 23일 경남 양산을로 출마지를 옮기기로 했다. 이때도 미래한국연구소는 2월 15일, 19일 두 차례 비공표로 양산을 선거구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홍 시장이 양산을 출마를 공식화한 후에도 네 차례 더 비공표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출마가 무산되자 홍 시장은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하기로 결정한다. 미래한국연구소는 3월 10일 수성구을 선거구에 대한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홍 시장은 12일에 대구에 출마할 뜻을 공식화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이후에도 일곱 차례 더 수성구을 선거구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이 중 다섯 차례가 비공표였다.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였던 강혜경 씨는 이때의 여론조사 비용을 홍 시장의 최측근인 박재기 씨가 지불했다고 밝혔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명 씨 측은 홍 시장의 대구시장 출마를 앞두고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명 씨는 지방선거를 약 석 달 앞둔 2021년 12월 27일 강혜경 씨와 통화를 하면서 홍 시장을 후보군으로 포함한 여론조사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대구시장 선거와 관련해 명 씨 측은 비공표 여론조사만 8건 진행했다.
이 과정에는 박재기 씨 뿐 아니라 최용휘 씨도 연루된 것으로 확인된다. 양측이 각각 명 씨 측에 비용을 지급했고, 확인된 것만 6,000만 원이 넘는다. 특히 최 씨가 의뢰한 비용은 그의 후배라는 박 모 씨가 대납했는데, 박 씨는 2022년 7월 대구시 서울본부에 채용돼 최근까지 근무했다.
홍 시장의 반응은 오 시장과 유사하다. 명 씨에 대해선 사기꾼이라 보고 관계를 맺지 않았고,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는 거다. 그러면서 명태균 특검이든 검찰 수사든 신속히 하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홍 시장은 오 시장에 대한 압수수색 소식에 대해서도 “이재명처럼 온갖 비리로 기소돼도 대통령 되겠다고 저리 뻔뻔스럽게 설치고 다니는데, 오세훈 시장 사건이야 그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며 “지나가는 개에 한 번 물린 것에 불과하다. 오세훈 시장 파이팅이다”라고 SNS에 썼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