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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추진하는 금호강 고모지구 산책로 조성 계획을 두고, 여전히 생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환경청은 법종보호종 피해 최소화를 위해 보도교 공법과 법정보호종이 서식하는 서식처와 이격 거리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은 대구 수성구 매호동~동구 효목동 일원 약 5.5km 길이, 14만 2,867㎡규모 산책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계획에 따르면 3,973m의 제방을 보강 구축하고, 보도교 886m를 포함한 1,585m의 산책로 연결도로를 만들 계획이다. 사업비는 보상비를 포함해 약 304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 주민설명회때 보도교 길이는 836m, 사업비는 보상비를 포함해 287억 원이었지만 공법 변경 등으로 일부 변경이 확인된다. [관련기사=낙동강유역환경청장, “환경 이익 없지만…” 금호강 산책로 추진 논란(‘23.05.30)]
사업은 지난 2022년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에 따라 공사 전 법정보호종 조사를 진행했고, 법정보호종 얼룩새코미꾸리(어류, 멸종위기 1급) 등 6종이 추가 발견됐다. 2023년 자문회의를 개최해 환경보전이 필요한 지역으로 판단돼 보호종 저감 수립과 모니터링에 대한 주문이 나왔고, 그해 5월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얼룩새코미꾸리 등 담수어 보호를 위한 장경간 공법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2023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2차례 진행한 모니터링 조사에서 법종보호종 수리부엉이 등 추가로 7종이 나온 것으로도 확인된다.
특히 낙동강유역환경청 측은 일부 구간에서 생태 영향 최소화를 위해 보호종 서식처와는 35m, 60m 정도 이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보도교 강관거더교 일부 구간을 하로판형교 형태로 변경한다고 했다. 환경청 측은 “법종보호종 피해 최소화를 위한 공법 변경 필요성이 대두됐고, 인터불고호텔 조망권 훼손 등 민원 해소 공법이 필요했다”며 “보도교 적정성 기술자문위원회 심의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해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대구 수성구 고산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이날 주민설명회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와 반대 주민들, 금호강 산책로연결 주민추진단 등 찬성 주민들까지 200여 명이 참석했다. 생태 우려를 지적하는 손피켓을 들고 참여한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환경청의 보도교 공법 변경 등에도 여전히 생태파괴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팔현습지는 생태학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곳이다. 도심 한가운데 있어 더 귀하다. 법정보호종이 많이 산다는 것은 그만큼 서식환경이 좋다는 것이고, 보존해야 하는 곳”이라며 “보도교가 생겨서 많은 사람들이 오가면 생태계가 교란 또는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인근에 이미 산책로와 강촌햇살교도 잘 되어있다”고 지적했다.
박춘식 금호강 산책로연결 주민추진단장은 “우리는 오늘만 살 게 아니라 미래가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것도 선전이 안되면 팔리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환경도 보지않고 느끼지 않으면 안된다. 보전도 중요하지만 서로 조화롭게 사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현명한 길”이라고 말했다.
환경청은 계속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성호 낙동강유역환경청 하천2과장은 “2022년부터 3년 동안 사업이 답보상태에 있었다. 환경단체와도 지금까지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저희도 여러가지 방법을 논의하고 있지만, 사업을 중지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릴 부분은 아니다. 저희가 계속 논의는 해 가겠다”고 말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