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사퇴 촉구 받은 안창호, “내가 저 사람들보다 인권 위해 노력”

12:42
Voiced by Amazon Polly

윤석열 대통령 등 12.3 윤석열 내란 사태 관련자에 대한 방어권 보장을 주문하는 권고 및 의견 표명을 결정한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대구에 왔다. 지역 지역 인권·시민사회 단체는 안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고, 안 위원장은 “내가 저 사람들보다 국민의 인권을 위해 더 노력한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반응했다.

25일 오전 11시께 안 위원장은 국가인권위 대구인권사무소에 업무보고를 받으러 방문했다. 안 위원장 방문 소식에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윤석열퇴진대구시국회의, 인권운동연대 등 20여 개 단체는 안 위원장 방문에 앞서 10시 30분 대구사무소 앞에서 안 위원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25일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인권위 대구인권사무소를 방문했다. 대구 인권시민단체는 안 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인권위원장 자격 없다’, ‘국가폭력 옹호하는 안창호는 사퇴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사퇴를 촉구했다. 안 위원장이 인사말 도중 이들의 피케팅에 대해 언급하자 이들은 ‘내란수괴 옹호하는 안창호는 사퇴하라’고 구호를 외치고 퇴장했다.

안 위원장은 이들이 퇴장하자 “저 사람들은 저렇게 얘기하지만 저는 저사람들보다 국민의 인권을 위해 더 노력한 사람이다. 저는 그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그러니 여러분들도 다시 한 번 그걸 숙독하시고 저런 주장에 대해서도 여러분들이 경우에 따라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해당 안건 가결과 관련해 “시민단체도 그렇고 우리 직원들도 다시 한번 (결정문을) 숙독해 주시길 바란다. 거기에 보면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그런 내용이 아니다. 국민의 인권과 앞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여러 사태를 우려해 인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심정에서 한 결정이니 잘 숙독해 달라”고도 설명했다.

▲인권위 대구인권사무소를 방문한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25일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인권위 대구인권사무소를 방문했다. 대구 인권시민단체는 안 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인권위는 결정문을 통해 헌법재판소장에게 형사소송에 준하는 엄격한 증거조사 실시 등 적법절차 원칙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또한 윤 대통령 등 관련 피고인들에게 불구속재판 원칙을 유념하라고도 의견 표명한 바 있다.

인권단체는 기자회견에서 “인권위 설립 취지는 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에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무장한 군을 동원해 국회 본회의장의 유리창을 부수고 선관위와 방송국 장악을 시도했던 대통령이 약자인가”라며 “국회, 정당의 활동과 집회시위 등 정치활동을 금하고 언론 출판을 통제하려던 자, 의료인을 처단하겠다 엄포를 놓은 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안건이 국가인권위 전원위에서 가결됐다는 소식에 상처받은 시민은 누구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 옹호 안건에 찬성한 안창호, 이충상, 김용원, 강정혜, 이한별, 한석훈 인권위 파괴자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한국의 인권을 추락시키고 인권위를 무너뜨린다”며 “인권위 독립성을 침해하고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린 안 위원장 책임이 누구보다 무겁다. 인권위는 내란보호위원회가 아니다. 안 위원장은 위원장 자격이 더 이상 없다”고 강조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