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금호강 ‘디아크 보행교’ 공사 재개···지역 야당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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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금호강 르네상스 디아크 보행교 공사를 재개했다. 디아크 보행교 공사는 지난 7일부터 환경단체 반발로 이뤄지지 못했지만, 17일 오후 환경단체 집회가 종료된 후부터 재개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지역 야권은 대구시의 불통 행정의 전형이라며 보행교 공사 강행을 비난했다.

17일 오전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정의당 대구시당 관계자들과 달서구 파호동 일대에서 진행 중인 디아크 보행교 공사 반대에 나섰다. 대책위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오전 내내 현장을 지켰고, 9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을 지켰다. 11시 30분쯤 현장 공사업체 직원들과 덤프트럭이 철수한 뒤 대책위도 현장을 벗어났고, 이후 업체 측은 오후에 다시 돌아와 공사를 재개한 것으로 확인된다.

정수근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대구시를 규탄한다. 반대 목소리가 있어도 시공사 뒤에 숨어서 아무 입장을 내지 않는 행태가 정상적인 행정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면서 “계속 해서 공사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구시 도시건설본부 토목4과 관계자는 “사업을 하는 게 우리 할 일이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입장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추진하려고 한다”며 “(환경단체 반발에 대해) 제가 이야기 하기는 곤란하고, 공사 현장에서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 17일 오후 3시경 달서구 파호동 일대에서 디아크 보행교를 위한 기초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지역 야당들도 디아크 보행교 공사로 인한 생태파괴에 대한 우려와 ‘홍준표식 불통행정’을 비판했다. 권택흥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정책실장은 기자회견 연대발언을 통해 “여기에 다리 공사를 하면 철새를 비롯한 생태 파괴가 우려된다. 공사를 해야 한다면 강창교 쪽으로 더 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시가 시민들과 공사 현장 노동자들의 ‘싸움판’을 만들고 있는 이 현장을 어떻게 행정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냐”며 “생태파괴 우려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협의하는 것이 첫번째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한숙 조국혁신당 대구시당 여성위원장도 “대구시가 금호강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자연을 파괴하는 대규모 토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금호강과 달성습지를 개발 명목으로 훼손하는 환경파괴적 사업으로,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짚었다.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이 인공시설물을 만들고, 강을 인위적으로 정비해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홍수와 가뭄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는 개발정책을 하고있다. 시대착오적”이라며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것은 자연보호와 복원”이라고 덧붙였다.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우리는 기후재난시대를 살고 있다. 우선 순위는 환경과 생태를 지키는 것이 시민들의 바람”이라며 “이런 개발로 습지를 파괴하는 것에 대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 달서구 주민의 한 사람으로 분노한다. 기후재난시대에 맞는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 17일 오전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정의당 대구시당 관계자들과 달서구 파호동 일대에서 진행 중인 디아크 보행교 공사 반대에 나섰다.

박호석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이 천혜의 자연습지 두물머리에 다리를 놓겠다고 한다. 달성습지에 자연보호 교육과 생태관광 목적이라고 한다”며 “뻔뻔한 거짓말이다. 자연을 보호하려면 다리를 놓지 말아야 한다. 습지를 파괴하면서 무슨 교육이 되겠냐”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생태를 파괴하는 다리를 놓고 어떻게 생태가 살아날 수 있겠냐”며 “대구시에 면담 요청을 또 했지만 여전히 ‘불통’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공화국에서 민주적인 절차를 우습게 여기는 행정을 하고 있다”고 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