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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5시 대구 동성로 CGV 한일극장 앞에서 ‘19차 윤석열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 시국대회에선 대구지하철참사 22주기를 앞두고 시민 안전과 건강, 기후위기에 대한 발언이 이어졌다. 600여 명의 참가자는 “대구시는 제2대구의료원 설립을 다시 추진하라”, “배제와 차별 없는 민주주의를 실행하자”를 구호로 외쳤다.
특별히 이날은 주최측이 준비한 피켓이 배포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사전 안내에 따라 지난 집회에 사용했던 피켓을 갖고 오거나 태블릿, 박스 등을 이용해 제작한 피켓을 지참했다. 진행 순서는 5시 시국뉴스, 자유발언, 공연 등으로 꾸려졌고 공평네거리와 봉산육거리, 반월당네거리, 중앙로역까지 약 2.4km 거리를 행진한 뒤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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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일 대구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우리가 탄핵광장에서 외쳐야 하는 건 윤석열 탄핵 이후 만들어 갈 좋은 세상”이라며 “12일부터 오는 18일까지 2.18 대구지하철참사 22주기 시민추모주간이다. 22년 전 중앙로역에서 끔찍한 화재참사가 있었다. 모두가 안전하다고 생각한 전동차가 잿더미로 변하면서 192명의 시민이 생을 달리했다. 우리가 꿈꾸는 다음 세상에선 모두가 안전할 수 있어야 한다. 광장에서 윤석열 탄핵을 넘어 정치가 시민의 생명,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송희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대경지부장은 “윤석열 파면은 당연한 일이니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것들에 대해 말하겠다. 먼저 약품 공급의 문제다. 환자가 필요한 약인데 품절이라 안내할 때 당혹스럽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공급량이 부족하거나 생산 중단되는 약이 많아지고 있다. 공공재인 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책임져야 할 제약사는 수익만 따지고, 정부는 대책 마련 대신 일이 터졌을 때 땜빵하기 급급하다”며 “대구에 더 좋은 공공병원이 필요하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유행병이 터질 때를 대비해야 한다. 홍준표 시장은 시민들이 지지한 제2공공의료원을 무산시켰다. 우린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상상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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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 이후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김기훈 씨는 “나는 국어교사이자 기후정의·동물권 기획자다. 주중에 더러운 말로 더럽힌 귀를 씻기 위해 매주 광장을 찾고 있다. 비건 먹거리를 매주 나누다가 용기를 내 마이크를 잡았다”며 “광장을 더 많은 사랑의 언어, 몸짓으로 채워서 계속되는 파시스트들의 내란선동, 혐오와 폭력을 품어 안아버리자. 사랑 많은 여러분이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동대구역 기후시계에 적힌 4년 164일 10시간 30분 이후 우리는 더 극심한 기후재난으로 민주주의가 힘들어질지 모른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 이후 우린 인간중심주의와 이윤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 체제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윤석열이 파면되더라도 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더 끔찍한 재난상황에 처할 것”이라며 “생명 파괴를 멈추고 공생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인간 때문에 죽어가는 존재도 있다. 대구치맥페스티벌 일주일간 100만 개의 닭이 목숨을 잃는다. 달성습지를 파괴하는 금호강 르네상스의 삽질도 계속되고 있다. 탄핵 너머 새로운 민주주의는 이런 폭력적 시스템에 대한 성찰로 더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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