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크 보행교 공사’ 현장 환경단체 농성···공사 장비 또 철수, 대구시는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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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 르네상스 디아크 보행교 공사에 반발하는 환경단체가 재차 농성에 나서면서 다시 공사 장비가 철수했다. 현장에선 환경단체와 공사업체 관계자들이 갈등을 빚었고, 업체 측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정작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대구시는 뒷짐을 진 채 소극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관련기사=대구환경단체, ‘금호강 르네상스’ 공사 현장 저지 나서(‘25.02.07)]

▲ 지난 7일에 이어 10일 오전에도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가 대구 달서구 파호동 일대에서 진행 중인 디아크 보행교 공사를 저지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대책위 측은 공사 저지를 위해 현장에 나타나 9시 30분부터 기자회견 등을 하면서 공사 장비 앞을 막아 섰다. 업체 측은 ‘환경단체가 업무를 방해한다’면서 신고를 해 현장에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지난 7일에 이어 10일 오전에도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가 대구 달서구 파호동 일대에서 진행 중인 디아크 보행교 공사를 저지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대책위 측은 공사 저지를 위해 현장에 나타나 9시 30분부터 기자회견 등을 하면서 공사 장비 앞을 막아 섰다.

굴삭기와 덤프트럭 1대, 대여섯명의 공사업체 관계자들은 공사를 방해한다며 여러 차례 불만을 표출했다. 대책위와 공사업체 양 측은 여러 차례 말다툼이 발생했고, 몸싸움으로 번질 듯한 상황도 연출 됐다.

업체 측은 ‘환경단체가 업무를 방해한다’며 신고를 했고, 현장에 경찰이 충돌하기도 했다. 대치 상황은 11시 30분쯤 공사업체가 장비와 함께 철수하자 정리됐다. 대책위는 계속해서 공사 저지를 위해 나서겠다고 밝혀 앞으로도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수근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달성습지는 세계습지목록에도 오른 습지”라면서 “다양한 철새와 멸종위기종 삵이나 너구리, 고라니 같은 야생동물도 수시로 출몰하는 생태구역으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들의 월동지로 명성이 자자했던 곳에 화려한 관광 교량이라니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연환경의 보전 및 복원’ 구역에 해당하는 생태자연도 1등급지가 포함돼 있고, 보전가치가 높은 곳이라는 국토환경성평가지도 1등급지에 해당해 사실상 개발이 불가한 곳인데도 대구시가 삽질을 강행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종원 전 계명대학교 교수이자, <한국식물생태보감> 저자는 “2001년 당시 대구시장이 의뢰해 달성습지 보존방안에 대한 대구시 연구과제 총괄 책임자로 일을 했다”며 “결론은 달성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완충지역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준표 시장에게 부탁 드린다. 대구에 남아있는 원시 자연을 얼마나 더 파고드는 사업을 하려고 하시나. 잠시 시장을 하고 떠나면 다시는 이 장소에 돌아오시지 않을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승렬 대구환경운동연합 의장도 “바로 길만 건너면 철새가 도래하고 수많은 멸종위기종이 존재하는 이곳에 우리가 와있다. 여기에 조명을 설치하고 수많은 사람과 자동차가 건너게 해서는 보존할 수 없다”며 “이곳이 일터라고 주장하시는 분들과 우리들이 다 같이 지키고 공유해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홍 시장은 대구시 경제발전과 시민 편익을 위해 공사를 한다고 주장할지 모르겠다”며 “홍 시장은 자신의 대권놀음의 한 징표로 이곳을 망치지 말고, 국민과 국민 사이의 갈등을 더 이상 부추기지 말라. 저기 일하시는 저 분들과 우리가 사이좋게 협력해서 살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시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구시는 반복되는 충돌 상황에도 불구하고 공사 강행 입장만 되풀이 했다. <뉴스민>은 환경단체가 지적하는 생태 우려에 대한 대구시의 입장과 공사 중단 상황에 대한 대처를 여러 차례 대구시에 물었지만, 대구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사실상 갈등 상황에 뒷짐을 지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대구시 도시건설본부 토목4과 관계자는 “현장 상황은 우리도 파악하고 있다. 우리 공사는 하천점용허가를 받고 정상적으로 추진하는 공사”라며 “대구시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 중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 조감도. 해당 사업은 화원유원지와 달성습지를 잇는 보행교 조성이 핵심이다. (사진=대구시)

한편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은 크게 국가생태탐방로 조성,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 금호강 하천조성 사업으로 이뤄진다. 그중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은 300억 원을 투입해 달서구 파호동 및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일원에 428m길이, 폭 5m의 관광 보행교를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조경시설로 흥멋문화광장, 달성갈대원, 디아크 풍경의 창을 만들고, 부대시설로는 랜드마크 보행교 상부 전망대, 낙하분수 등을 함께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공사 기간은 2026년 9월 14일까지로 예정돼 있다. 지난 3일부터 착공에 들어가 현재 터닦기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