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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이 민간전문가와 함께 낙동간 인근 주민과 활동가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 2명 중 1명꼴로 비강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녹조에서 검출되는 독소로, 환경운동연합 등은 정부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3일 오전 환경운동연합,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이용우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서구을), 정혜경 국회의원(진보당, 비례)은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조(유해남세균) 독조의 인체 유입 현황 연구결과를 전했다.
‘공기 중 녹조 독소가 비강에 미치는 영향’ 조사는 김동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연구 총괄을, 이승준 부경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분석 총괄을 맡았다. 연구 자문으로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 소장이 참여했다.
조사는 낙동강 인근 지역(주요 녹조 발생 지역에서 약 2km 이내) 거주민(어업·농업·주민 등) 및 현장 활동가 등 총 9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기간은 지난해 8월 20일부터 9월 12일이다. 조사는 액체크로마토그래피템덤질량분석기(LC-MS/MS)를 통해 마이크로시스틴(MC) 3종(LR, RR, YR)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조사 대상 97명 중 46명(47.4%)에게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46명 검출 대상자 중 34명(73.9%)의 비강에서 MC-LR이 검출됐다. 다음으로 MC-LR 독성의 3분의 1 수준인 MC-YR이 46명 중 19명(41.3%)의 비강에서 나왔다. 2개 이상 마이크로시스틴이 함께 검출된 비율은 46명 중 12명(26.0%)이다.
이들은 “사람 코에서 대표적인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것은 녹조 독소가 인체에 유입됐음을 보여준다”며 “일반적으로 독성은 피부 독성, 경구 독성, 흡입 독성 순으로 높아지는데, 소량이라도 유해 남세균에 지속해서 노출될 경우 인체 아미노산 대사 장애와 신장 손상 등 위험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사를 근거로 추가적인 녹조 독소 인체 유입 관련 장기적 위해성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은 “녹조 에어로졸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치매와 파킨슨병 등 뇌질환 유발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에어로졸에 포함된 녹조 독소가 단순히 비강이나 비인두에 머물지 않고, 기관지를 넘어 폐에 도달할 수 있으며, 독소가 혈관으로 유입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들은 녹조 독소를 사회재난으로 인식하고,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2012년 ‘녹조라떼’라는 신조어 등장 이후 매년 반복적으로 대규모 녹조가 창궐하고 있다”며 “농산물, 민물 어류 등에서도 녹조가 나오고 있고, 국민 건강과 생태계 악영향이 발생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녹조 사회재난 해소를 위한 국민위원회’를 구성해서 민관이 함께 녹조 위험평가, 위험관리, 소통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