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이 2천만 원을 들여 ‘대한민국 교육수도’ 배지와 링타이를 제작해 지역 교사 및 교육공무원들에게 배부한다고 밝혀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군다나 관련 예산 2천만 원은 최근 추경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청은 7월 27일 학교 및 교육 행정 기관으로 ‘대한민국 교육수도 배지 및 링타이 제작, 배포 관련 (가)수요조사 보고’라는 공문을 보내 우동기 교육감 지시사항으로 교직원 대상 교육수도 배지와 링타이 수요 조사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공문에는 “대한민국 교육수도 배지 및 링타이 패용을 통한 관내 교직원의 대구교육발전 의지, 자부심을 제고하고자 다음과 같이 (가)수요조사를 실시”한다며 8월 5일 오전 10시까지 희망자의 소속 등을 보고하도록 했다.
공문에 따르면 배지는 평교사를 대상으로, 링타이는 과장, 교감, 원장 이상을 대상으로 나눠서 수요 조사를 하고 있다.
대구교육청 정책기획관실 관계자는 “배지는 전 직원이 해당이 되고, 링타이는 제작 비용이 더 나가서 교감 이상에 한해서 원하는 분들에게 배부하려고 하고 있다”며 “절차상 문제가 남아있지만 추후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제작해서 학교 기업을 통해 판매하려고 한다. 원하시는 분은 누구나 구입 가능하도록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배지는 대한민국 교육수도 선포식 때 손님들을 위해서 제작을 했었고, 링타이는 작년 세계교육포럼 외빈을 위해서 제작했다”며 “링타이 여유분이 남아서 과장분들한테 나눠드렸고, 관련 조례(대구광역시교육청기 등에 관한 조례) 통과 이후에는 손님들에게도 나눠드리고 있는데, 원하는 분들이 추가로 있어서 제작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대한민국 교육수도 관련 홍보 목적의 제작은 아니냐는 물음에 “홍보를 위해 의무적으로 달고 붙이고 하라는 건 아니”라며 “물량이 소진됐는데, 다른 수요가 자꾸 생겨서 원하는 분들에게 나눠드리고자 수요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최근 생활기록부 조작 사건이나 교사-학생 간 성추문, 학생 뺨 때리는 체벌 사건 등 대구 교육계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고, 달성군 유가초등학교 통폐합 문제로 교육청의 ‘행복학교’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르는 등 ‘교육수도’라고 하기엔 부적절한 일들이 많아서 비판이 이어진다.
김봉석 전교조 대구지부 홍보국장은 “학교가 돈이 없다고 작은 학교도 통폐합하고 있고, 대구에서 성적 조작 사건, 성희롱 사건 등이 있었는데 이런 ‘교육수도’를 홍보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봉석 국장은 “더구나 일반교사는 배지, 교감은 링타이로 나누는 계층화를 조장하는 것 역시, 전혀 교육적이지 않은 교육수도 배지라는 걸 보여준다”며 “대구교육청이 요즘 하고 있는 것이 정상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보이진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대구교육청은 교육수도 깃발을 제작해 각급 학교로 배부하고, 엠블럼도 제작해 부착할 계획을 세우는 등 교육수도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7월 대구교육청 대외협력담당관실의 ‘대한민국 교육수도 대구 엠블럼 홍보 계획’ 공문서를 보면 예산 1억 원을 들여 ‘대한민국 교육수도 대구’ LED 채널 간판을 제작하고, 이를 조일로봇고, 대천초, 관문초, 새론중 등 10개 초⋅중⋅고에 설치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교육청이 엠블럼 홍보 계획을 세우면서 밝힌 목적을 보면 ▲대구를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대한민국 교육수도 대구 위상 확립 ▲대구교육 성과, 명성율 유지, 확산하고 대외적으로 긍정적 이미지 제고 ▲’교육수도’ 대구의 교육공동체와 시민 자긍심, 사명감 고취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