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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사적으로 체포하고 이를 유튜브 등 매체로 유통한 유튜버에게 징역형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도주 우려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 종료 후 이 유튜버는 무죄를 주장하며 “(지금 하는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1일 대구지방법원 형사11단독(재판장 전명환)은 유튜버 박진재(49) 씨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체포) 등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2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이외에도 공동체포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8명에 대해 재판부는 징역 1개월 1명, 징역 10개월과 집행유예 2년 2명,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 2명, 벌금 800만 원 2명, 나머지 1명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오토바이에 번호판이 부착되지 않은 채 운행했다 하더라도 현행범 체포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박 씨 일당은 번호판을 부착하지 않고 오토바이를 운행하는 이주민을 붙잡고 억류한 뒤 경찰에 넘겼고, 이 장면을 촬영해 콘텐츠로 제작했다. 이들은 본인들이 이주민을 검문할 때 도망치는 경우 체류 자격이 없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임이 분명해, 체포할 수 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륜자동차에 번호판을 부착하지 않고 운행하는 행위는 과태료 부과 대상에 해당할 뿐 범죄(현행범)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과태료 부과 대상에 해당하는 위법을 저지른 사람에 대해 폭행하는 것은 체포 등 행위로 보호되는 법익보다 더 큰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씨 일당은) 체류 자격에 관한 질문 없이 곧바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외국인을 체포하거나 그 장소를 벗어나려고 시도하지 않는 외국인을 체포하기도 했다”며 “체포한 외국인 중에는 체류 자격을 가진 외국인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체포된 외국인들이 불법체류자로 (추후에) 확인됐다고 해서 피고인 행위에 대해 사후적으로 정당성을 부여할 수 없다”며 “범죄를 저질렀다고 인식될 명확한 증거가 없음에도 의심만으로 체포한다면 수사 권한이 없는 사인에 의한 체포가 지나치게 확장된다. 경찰도 불심 건문 할 때 자신의 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하고 검문의 목적과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재판 종료 후 취재진 질문에 “무등록 오토바이를 잡은 게 아니고 경찰에 신고해서 도망가지 못하게 막아놓고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외국인을 폭행하거나 욕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는) 신고만 했다. 합법적 비자가 있는 사람은 가만히 있는다. 도망가면 준현행범이다. 그러면 쫓아가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행 혐의에 대해서 박 씨는 “번호판 없이 지나가길래 세우라고 했더니 엑셀 당겨서 도망가려 했다. 그러면 잡아야지. 그런데 오토바이가 넘어졌다. 우리는 제압밖에 안 했다. 주먹으로 때리거나 몽둥이로 때리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끝으로 “변호사를 고용해 항소하고, (지금 하는 활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