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구속 갈림길 선 날···1,000여명 모인 대구시국대회, “오늘밤 구속”

각양각색 깃발로 윤석열 체포 기쁨 전하기도
"민중 투쟁 역사 기억해야···윤석열·국민의힘은 '역사의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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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자리가 없다’, ‘대깨나라(대구가 깨어야 나라가 산다)’, ‘악착같이 탄핵할 의지’, ‘빨간나라 파란공주 연합’, ‘세상이 반대로 돌아가도 우린 절대 길 잃지 말고 똑바로 걸어갈 거예요. 함께 가요’, ‘전국 못자렐라연합’

▲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의 갈림길에 선 18일 오후 5시 대구 동성로 CGV한일극장 앞에서는 제15차 윤석열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선 깃발이 집회 대열 중간으로 입장해 무대에 도열하는 깃발 퍼포먼스가 이뤄졌다.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갈림길에 선 18일 오후 5시 대구 동성로 CGV한일극장 앞에서는 제15차 윤석열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선 깃발이 집회 대열 중간으로 입장해 무대에 도열하는 깃발 퍼포먼스가 이뤄졌다. 정당이나 노동조합, 시민단체를 대표하는 깃발 뿐 아니라 대통령 탄핵을 염원하는 각양각색 깃발이 힘차게 나부꼈다. 이정아 대구시민시국회의 공동집행위원장(민주노총 대구본부 사무처장)은 “윤석열의 체포를 기념하는 승리의 퍼포먼스”라고 설명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체포 영장 집행에 불응했던 대통령이 지난 15일 체포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것을 기뻐했다. 또 18일 오후 2시부터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내란수괴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는 것을 두고, 구속 영장이 발부되길 기대했다. 주최 측 추산으로 이날 집회는 1,000여 명(오후 5시 30분 기준)이 참여했다.

시민들, 역사를 거스르는 윤석열과 국민의힘 비판
민중 투쟁의 역사 강조하며 민주주의의 의미 언급

무대에 오른 발언자들은 민중 투쟁의 역사를 언급하며, 광장에 선 시민을 통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진전의 의미도 되새겼다. 경북 영천에서 매주 집회에 참석을 위해 온다는 농민 김종국(52) 씨는 “1894년 가혹한 가렴주구와 지방관리 조병갑의 수탈에 못 이겨 녹두장군 전봉준을 필두로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다”며 “농민들이 무서웠던 고종은 외세를 이용해 막았고, 이후 경술국치라는 치욕적인 역사가 나타났다. 부패한 조정의 부패와 무능에 의해 나라가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독립운동 등 지난 5,000년 동안 온갖 고난과 역경을 딛고 피를 흘리고 목숨을 바쳐 지켜낸 조국인데 희한한 물건 하나가 온나라를 들끓게 만들고 있다”며 “심판해야 되지 않겠나. 그들은 독립운동의 역사를 지우고 친일을 얼굴을 드러내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한다. ‘뉴라이트’는 ‘매국라이트'”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우리가 환호했고, 오늘은 윤석열이 구속의 갈림길에 있다”며 “오늘은 중간 매듭이다. 이 매듭을 잘 잡아야 오르막을 잘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체’라고 적힌 <뉴스민> 호외를 들고 있다.

최일영 금속노조 대구지부 대구지역지회장은 기조발언을 통해 “8년 전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자진사퇴를 운운하며 정치권이 머뭇거릴 때 광장에 모인 여러분의 힘으로 박근혜를 구속, 탄핵 시켰다”며 “윤석열도 반드시 구속, 탄핵시켜야 하지 않겠냐”고 외쳤다.

이어 “윤석열 구속과 탄핵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로 대통령 부부가 구속되어야 한다. 윤석열의 내란에 동조하는 국민의힘은 명백한 위헌정당으로 해체를 해야한다. 그 시작이 되는 밤”이라고 덧붙였다.

안승택 경북대학교 민주화교수협의회 의장은 “경북대에서도 178명의 교수들이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박근혜 탄핵 당시 서명했던 숫자의 2배가 넘는 숫자”라며 “(많은 이들이)더 이상 윤석열은 안되겠다는 생각을 가지자 그를 억누르기 위해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고, 역사를 되돌리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를 되돌리는데 진심이 윤석열 일당이 1972년, 1980년으로 되돌리기 위해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군사계엄을 강행했다”며 “1980년에 우리가 물리치지 못한 계엄군을 2024년에 우리가 우리 힘으로 물리쳤고, 계엄수괴 윤석열을 체포했다. 그리고 오늘밤 우리는 그를 구속할 것”이라고 했다.

안 의장은 “만약 오늘 구속이 안되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그를 구속시켜낼 것이고, 그렇게 우리의 역사는 전진할 것”이라며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그동안 우리는 한발짝 한발짝 하지 못한 일을 해내고 있다. 그 속에서 민주주의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고 다시는 우리 후대가 계엄이 있는 세상에 살지않고, 자유와 권리, 민주주의와 인권을 누리는 세계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의 갈림길에 선 18일 오후 5시 대구 동성로 한일CGV에서는 제15차 윤석열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가 열렸다.
▲ 이날 집회도 자유발언과 공연, 행진 순으로 2시간 가량 진행됐고, 행진은 공평네거리와 봉산육거리, 반월당네거리, 중앙로역까지 약 2.4km 거리를 지나며 마무리 했다.

이날 집회도 자유발언과 공연, 행진 순으로 2시간 가량 진행됐고, 행진은 공평네거리와 봉산육거리, 반월당네거리, 중앙로역까지 약 2.4km 거리를 지나며 마무리 했다. 집회를 마무리하며 박석준 대구시국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은 “윤석열 구속을 앞둔 지금 야구로 치면, ‘약속의 8회’라고 생각한다”며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이 있는데, 승부의 쐐기를 박을 때까지 끝까지 싸워야 하지않겠나. 광장을 지키는 우리 시민들이 반드시 윤석열을 구속시키고, 파면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