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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부가 고용노동부에 태경산업의 각종 부당노동행위와 위법행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8일 회사는 노조에 일방적으로 단체협약(단협) 해지를 통보했다. 지난해 태경산업은 단협 교섭 과정에 노조 무력화 의도가 담긴 안을 제출하거나, 조합원 5명 전원을 징계 처분하는 등 노골적으로 노조 탄압 행위를 이어왔다. 태경산업 노조는 지난해 10월 16일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8일 태경산업 사측은 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 태경산업현장위에 탄협 해지 통보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노조는 7월 5일 교섭장을 떠난 이후 10월 4일 한 차례 교섭에 참여했으나, 노조의 요구조건이 관철되지 않자 또다시 교섭장을 이탈해 파업, 천막투쟁 등에 몰입하고 있어, 어느 시점에 교섭이 재개돼 체결이 이를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는 노사공동의 발전을 위해 현재 단협을 해지하는 게 좋다는 판단’이라고 쓰였다.
현재의 단협은 6개월 후 해지된다. 노조는 “사측이 교섭을 해태하면서 일방적으로 단협 해지까지 통보하는 건 노조 파괴 시도”라고 반발한다. 그동안 사측은 노조 무력화 의도가 담긴 단체협약안을 제출하거나, 조합원 5명 전원을 징계 처분하는 등 노골적으로 노조 탄압 행위를 이어왔다. 이외에도 비조합원에게만 협조 수당을 지급하고, 교회에 나가는 비조합원에게 기타수당을 별도로 지급하는 등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여러 증거가 제시된 바 있다. [관련기사=태경산업의 끝나지 않은 노조 탄압···노동계, “특별근로감독 실시해야” (24.09.12.)]
15일 오전 10시 대구지방고용노동청 대구서부지청에서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태경산업의 행태는 노조파괴 범죄를 저질렀던 창조컨설팅의 노조 파괴 시나리오와 똑같다”며 “태경산업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부당노동행위와 노조탄압, 교섭해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동청이 책임있는 자세로 맡은 바 임무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구동 금속노조 대구지부 대동금속지회장은 “노동조합을 무시하고 탄압하는 방식은 과거 대동금속에서 조합원들이 겪었던 억압의 기억과 닮았다. 대동금속에서도 외부에서 노조 파괴 경험자를 고용하고 단협을 해지하겠다 협박하며 조합원을 탄압한 시절이 있었다. 노조는 어쩔 수 없이 개악된 단협을 체결해야 했다”며 “지금 태경산업의 사장과 그가 고용한 인사노무담당자가 하는 행태는 그때와 놀랍도록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경산업의 공장 벽면에는 ‘흡연 횟수 2회, 흡연 시간 3분’이라는 규정이 붙어 있다. 이 규정 하나만으로도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노동 탄압이 벌어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며 “노동청은 즉각 특별근고감독을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정 전국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지역지회장은 “다음 주면 천막농성이 100일을 맞는다. 2014년 28명의 태경산업 노동자가 공장 마당에 모여 ‘작은 공장에서도 노조를 해보자’며 시작했던 게 10년이 됐다. 수많은 노사 간 문제가 있었지만 작년처럼 대놓고 노조를 깨겠다며 단협 개악안을 제출하고 조합원을 징계·고소한 순간은 없었다”며 “단협해지, 손해배상 소송, 해고로 이어지는 노조 파괴 수법의 역사를 따라간다. 노동청은 노동 3권이 보장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회사에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다음 주 22일 천막농성 100일을 맞아 사측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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