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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됐지만 대구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대구교육청 간 단체교섭은 여전히 교착 상태다. 대구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대구교육청과 3기 단체교섭을 시작한지 만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양측 입장은 좁혀지지 않고 있고 노동자들은 49일째 대구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7일 오후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대구지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교육청에 3기 단체교섭 체결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작년 12월 21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17개 시·도교육청은 집단 임금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나, 대구는 지역별 지부가 각 시·도교육청과 진행하는 단체 교섭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구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 이틀간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관련기사=대구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내일부터 이틀간 총파업(‘24.11.20)]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노조는 전국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기 위해 요구안을 제시하고 교섭을 해왔다. 그러나 대구교육청은 ‘타 시도와는 비교하지 말라’, ‘우리의 기준은 타 시도와 다르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대구교육청과 강은희 교육감은 어떤 기준으로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할 것인가, 전국 최하위 근로조건이 교육감의 철학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오늘은 2025년 첫 실무교섭이자 35차 실무교섭이 있는 날”이라며 “교섭 타결을 위해 속도를 내야 할 지금, 6개월 만에 교섭 담당부서인 행정관리과 과장과 담당자들이 교체됐다. 올해도 단체교섭이 교착상태로 지속될까 이어질까 심히 우려된다”고 대구교육청에 적극적인 태도로 교섭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김재원 대구동중학교 조리실무원은 “근무연수가 오래될수록 골병이 든다. 그런데 1년에 쓸 수 있는 병가 일수가 타지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유급병가가 60일 되는 지역이 9개인데, 대구는 25일뿐이다. 대구 학교급식실 조리원은 다른 지역 조리원보다 덜 아픈가”라며 “정말 노조의 요구가 그렇게 무리한 것인지 모르겠다. 2년이나 교섭이 타결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10년이 걸린다 해도 끝까지 가 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손정아 대구선원초등학교 조리실무원은 “나는 이제 조리원 4년 차이다. 지난 4번의 여름 겨울방학을 보내며 방학 때마다 생활이 안정적이지 않으니 다른 알바를 알아봐야 하나 고민했다”며 “작년 여름방학 때 병원에 다니며 160만 원 이상 지출했다. 방학 때는 반토막도 안 되는 돈이 들어오고, 그마저도 병원비에 다 쓴다”고 말했다.
손 실무원은 “경남과 제주는 올해부터 조리실무원을 상시직으로 전환한다. 그렇지 않은 지역도 근무일수가 대구보다 길다. 똑같이 밥을 하는데 왜 우리는 대구에 있다는 이유로 이렇게 서러어야 하는가”라며 “방학에 월급이 나오는 건 누가 봐도 상식이다. 학기 중에 학교 급식을 하려면 방학에 청소를 깨끗하게 해야 하고, 학기 중 중노동에 시달린 몸도 회복해야 한다. 교육청이 병원비를 보태주진 못할망정 월급을 안 줘야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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