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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이른바 ‘알박기’ 인사를 근절하겠다며 ‘특별’하게 제정한 조례를 자신의 조기 대선 출마에 맞춰 개정하기로 해 논란이다. 시장과 임기를 일치시켜 놓은 상황에서 자신이 조기 대선에 나서면 정무직 보좌 공무원과 출자·출연 기관장 임기도 단축되기 때문이다. <뉴스민> 확인 결과 지난 2022년 의회 심사 과정에도 시장의 중도 사퇴 문제가 언급됐고, 당시 대구시는 그 경우 기존 임명된 이는 자동 임기 종료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작 조기 퇴직 사유가 발생하자, 자동 종료라던 기존 입장을 번복해 조례 개정에 나선 셈이다.
지난 2022년 7월 13일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홍준표 시장이 제출한 ‘대구광역시 정무·정책보좌공무원, 출자·출연 기관의 장 및 임원의 임기에 관한 특별 조례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상위법과 관계 ▲조례의 소급적용 ▲’특별’ 조례의 의미 등과 함께 시장이 중도 사퇴할 경우 적용 문제 등이 논의됐다.
당시 대구시는 “소위 알박기 인사 등의 폐해를 해소하고, 새로운 시정 철학의 공유와 실현에 집중하여 원활한 시정 운영을 도모하려는 데 있다”고 조례 제안 이유를 설명하면서 “특별 조례안은 임명권자인 단체장과 정무·정책보좌공무원, 산하기관장 및 임원의 임기 불일초 인한 인사 폐해와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원천 차단함으로써 시정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여 제대로 일하고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고자 제정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사 과정에서 류종우 대구시의원(국민의힘, 북구1)은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겠지만, 시장님께서 선거에 나간다든지 아니면 일신상의 이유로 어떤 공백이 생기면 그럴 땐 어떻게 대처한다고 되어 있나”라고 물었다.
김정기 당시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공백이 생기면 새로운 시장을 보궐선거 형태로 뽑게 되니까 새로운 시장이 선출되는 경우에 기존에 임명된 분들은 자동으로 그 임기가 종료되는 것”이라며 “보좌진이나 출자·출연기관 임직원들은 정무직으로 임명되신 분들이기 때문에 같이 임기가 종료되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답했다.
류 의원은 재차 “보통 선거법에 준하면 120일 전에 직을 그만둔다”며 “그러면 4개월 동안 정무직들이나 출연기관장은 전부 그대로 자리를 유지하는 건가. 새로운 시장이 들어오는 시점부터 그렇게(그만두게) 되는 건가”라고 물었고, 김 실장은 “공식적으로 임기가 종료되는 법률적인 효력이 발휘한 시점부터 자동 종료된다. 그렇게(새로운 시장이 들어오는 시점부터) 해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임인환 기획행정위원장(국민의힘, 중구1)은 “‘특별’ 조례안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특별조례안으로 한 이유가 따로 있느냐”고 물었는데, 김 실장은 “어떻게 보면 새로 온 홍준표 시장님께서 자기가 데리고 있던, 임명했던 임직원들을 다음 시장이 오더라도 계속하고 싶은 유혹이 있지만 홍 시장님은 내가 이 규정을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도 있고, 특별하게 표현을 쓴 것은 다른 조례에 우선한다는 측면에서, 특별이라는 용어를 썼다”고 답했다.
종합하면, 홍 시장이 ‘특별’하게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알박기 인사를 근절하기 위해 도입했고, 시장직 중도 사퇴 가능성까지도 검토하며 제정한 조례이지만, 실제로 중도 사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 대구시가 개정을 추진하는 건 출자·출연 기관장에 한정된다. 제정 당시에는 14개 기관 중 11개 기관이 조례 적용 대상으로 검토됐지만, 이후 통폐합을 거치면서 8개 기관만 적용 대상으로 남아 있다. 대구시는 상위 법령과 기관의 정관 등을 검토해 조례 적용 인원이 몇 명인지 파악 중이다. 8개 기관은 엑스코, 대구의료원, 대구신용보증재단, 대구테크노파크,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등이다.
지난 30일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대구 떠날 홍준표는 시정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생기자 재빠르게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 시장이 자기 입장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장돌뱅이는 떠나도 ‘알’은 박아놓고 가겠다는 것이다. 대구시정을 장돌뱅이 엿장수가 맘대로 늘이고 줄이는 엿가락쯤으로 여기는 짓”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얼굴색도 바꾸지 않는 기만과 오만이 가히 경지에 올랐다. 홍준표 시장을 강력히 규탄한다. 홍 시장은 지금 당장 조례개정안 철회하라”며 “대구시의회에도 촉구한다. 대구시정이 장돌뱅이 정치꾼에게 휘둘리면 안 된다. 홍준표가 이렇게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시정을 맘대로 하는 데는 홍 시장의 독주를 전혀 견제하지 못한 대구시의회의 책임이 절대적으로 크다. 이번 만큼은 거수기를 자처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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