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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비영리 예술단체 메타스테이션(대표 김향금)이 두 번째 기획전 ‘2024메타프로젝트-디지털 낭만’을 대구예술발전소 5층 복도 및 스튜디오에서 개막했다. 인공지능(AI)과 예술 작품의 컬래버레이션을 선뵈는 이번 ‘디지털 낭만’전은 내년 1월 31일까지 열린다.
전시를 기획한 김향금 작가는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예술실험을 통해서 생명과 평화, 환경의 가치를 구현하고 싶었다. AI가 세계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자본에 의해서 움직이는 세계에 한 발 더 들어가는 느낌이다. ‘디지털 낭만’은 기술 발전이 혼돈의 카오스와 같은 현실 속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인간다움이고 인식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5층 전시실 복도에 들어서면 선명하게 ‘Can you show me your dream?’ 글자가 보이는 김향금의 동명 회화가 정면에서 관객을 맞는다. 맞은편 가장 밝은 빛이 들어오는 창 쪽에는 이안민지 작가의 ‘무지개’가 선명한데, 창으로 가는 길 양 옆에는 무지개색 천들이 드리워졌다. 복도 벽과 바닥에 그려진 긴 일본 지도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의 역사를 사진과 함께 보여주는 우동윤 작가의 ‘길에서 만나는 역사, 조선인 강제동원 흔적을 찾아 일본 일주’ 작업이다. 우 작가는 한 달 동안 일본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 6,107km를 오토바이로 다니며 메이지유신 이후 이뤄진 일본 근대화의 역사와 그 과정에서 희생된 조선인의 흔적을 찾아 기록한 책 ‘길에서 역사를 만나다’(학이사)도 펴냈다.
스튜디오에는 김조은 작가 대형 나무 조각과 미디어를 결합해 선보인 ‘숲을 이루는 생각의 뿌리’, 전세주 작가 어떤 오브제인지 단정지을 수 없도록 추상적인 형태로 드로잉하고 설치한 ‘.obj’, 자본주의의 폐허 위기에서 지구에 필요한 대안적 삶의 제시 그리고 실천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배지오의 ‘코스모폴리틱스’를 설치했다.
그 외에도 무중력 세계 속에서 부유하는 사물들을 보여주는 조민선 작가의 ‘제로 그래비티_더 플래닛’, 구멍과 그물망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만든 두 개의 박스 속 세계를 꾸민 최유진 작가의 ‘The hole’, 부유하는 텍스트가 담긴 오브제를 천정에서 드리우거나 바닥에 세워 설치한 최원규 작가의 ‘And, It last’ 등이 있다.
복도 저 끝에는 아트 컬래버레이션 체험이 가능한 영상이 보이는데 신준이 만든 AI도슨트 앱 ‘낭만지니’로 구현된다. 이 앱은 디지털 기술인 생성형 AI를 통해 전시 작품과 사물의 이미지를 새로운 예술 작품을 만드는 예술체험도 가능하다. 전시에 관한 안내와 예술가들의 활동을 정리한 전자 도록도 전시장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 ‘2024 문화와 ABB(AI,블록체인,빅데이터)결합지원사업’의 성과공유회인 ‘꿈의 궤도(Trajectory of the Dreams)’의 일환으로 ‘ARTAI’, ‘H아트프로젝트’, ‘새온소리전자음악협회’, ‘독자의 세계’, ‘우간다’, ‘Evomem’, ‘CLOUD9’, ‘Stella Synapese’, ‘Aura’ 등도 함께 참여했다.
정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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