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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2.3 윤석열 내란 사태’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여권은 내란에 동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누구보다 빠르게 조기 대선을 이야기하며 몸풀기에 나섰다. 대구경북 독립언론 <뉴스민>은 공개적으로 임기가 정해진 시장직을 ‘조기 졸업’하고 대선에 나설 뜻을 밝힌 우리 지역 단체장, 홍 시장이 대통령의 자격이 있는지 검증하는 일환으로 그가 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쏟아내는 주장의 팩트체크를 해보기로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SNS를 통해 보이는 주장은 꽤 자주 서로 상충한다. 24일과 25일 잇따라 올린 SNS 글도 마찬가지다. 25일 오전 9시 45분께 올린 글에서 홍 시장은 “한국 보수 진영이나 진보 진영이나 상대방 논리를 이해하려는 자세보다 증오하고 비난하는 데만 집착하는 진영논리에 갇혀 있는 바람에 한국은 지금 두 쪽으로 갈라져 있다”고 짐짓 점잖게 핀잔했다.
이어서 “지금처럼 양극단으로 치닫는 진영논리는 선진대국시대에 맞지 않다”며 “역지사지라는 말도 있는데 왜 대한민국이 이렇게까지 왔는지 답답하다. 국익 논리로 모든 것을 풀면 국민이 편안하고 행복할텐데, 끝까지 양극단으로 가면 국민만 불행해진다”고 했다.
얼핏 보면, 양극단 진영으로 치닫는 정치권을 비판하며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는 듯 보이지만, 홍 시장은 불과 14시간 가량 전에 이재명 의원을 향해 “양아치처럼 정치한다”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지난 24일 저녁 7시 56분께 홍 시장은 “22대 국회 처음 시작할때 역사상 최악의 난장판 국회가 될 거라고 예측 한적이 있다”며 “지금까지 탄핵소추를 28번이나 하고, 자기를 수사한 검사도 탄핵소추 했다. 나아가 자기를 유죄 선고 했다고 판사도 탄핵 한다고 했고. 이젠 한덕수 권한대행도 탄핵소추 한다고 하고, 국무위원도 5명 더 탄핵해서 국정 마비를 시킨다고도 한다”고 짚었다.
이어 “이런 게 입법 내란이고, 이런 게 국헌문란”이라며 “내란죄는 이재명 의원에게 물어야 한다. 가관이다. 양아치처럼 정치하면 오래 못 간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8차례 탄핵을 추진했고, 검사도 그 대상에 올랐으며, 당 지지층에서 판사 탄핵 주장이 나왔다는 점은 사실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을 추진하고, 노종면 의원이 국무위원 5명 탄핵을 언급한 것도 사실이다.
다만, 28차례 추진됐다는 건 윤석열 정부 기간 중 발의된 탄핵소추안을 전부 셈한 것으로 이중 동일인에 대해 발의됐다가 철회되고 재발의된 사례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 의결되거나 계류 중인 탄핵안은 22건(폐기 6건 포함)이다.
무엇보다 내란은 형법상 정의가 명확하게 있다는 점을 모르지 않을 검사 출신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선 ‘직권남용’ 수준이라고 평한 바 있다. 군을 동원해 헌법이 허용하지 않은 국회에 난입했고, 이재명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사를 체포하라는 명령도 폭로되는 와중이다.
무엇이 ‘국익에 부합하는 선진대국시대’의 ‘내란’에 대한 정의인지 홍 시장이 분명히 하지 않은 채 야당을 향해 입법 내란이라는 주장만 반복한다면, 양극단에 치우친 정치선동에 불과하다는 평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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