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사히글라스(AGC화인테크노코리아)의 부당해고에 따라 발생한 노동자 손해에 대해 아사히글라스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재차 나왔다. 불법파견을 통한 고용 당시 정규직보다 적게 지급한 임금과 부당해고 이후 노동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을 복직한 노동자에게 보전해야 한다는 취지다.
18일 오전 10시 대구고등법원 제3민사부(재판장 손병원)는 아사히글라스 복직 노동자 22명이 아사히글라스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앞서 해당 사건 원심 재판부도 아사히글라스가 원고들에게 약 64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한 바 있다. [관련 기사=법원, “아사히글라스, 해고자에게 임금 64억 지급해야”(‘22.8.19.)]
이번 재판에서 원고는 원심 재판 당시 신청한 부당해고 기간(해고 시부터 2020년 말까지)에 더해, 2020년부터 대법원 판결시까지 부당해고 기간에 대한 임금도 추가로 청구했다. 재판부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함에 따라, 이들이 아사히글라스로부터 배상받을 금액은 합계 1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하청업체에 간접고용 돼 일했으며, 원청인 아사히글라스 노동자와 본질적 차이가 없는 업무를 수행했음을 인정하면서, 간접고용 당시 아사히글라스가 원고들의 임금을 결정하는 데에 관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해 부당하게 적은 임금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글라스는 임금 청구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소멸시효(3년)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불법행위(부당해고)에 따른 손해배상에는 근로기준법상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선고에 대해 차헌호 아사히글라스지회장은 “재판부 판결 내용은 상식적이지만, 불법파견과 부당해고를 인정받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시는 기업의 불법행위가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라며 “비정규직의 투쟁도 승리할 수 있다는 사례다. 해고된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용기가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