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노동자 노동조건 전국 꼴찌’ 대구, 파업에도 교섭 난항

16:40
Voiced by Amazon Polly

본교섭 12차례, 실무교섭 33차례. 대구학비연대회의가 대구교육청과 근 3년간 진행한 단체교섭 횟수다. 수십차례 진행된 회의에도 대구학비연대회의는 교육청과 교섭을 타결하지 못했다. 대구학비연대는 대구교육청이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서지 않아 전국 꼴찌 수준의 노동조건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학비연대회의는 교섭 타결 조짐이 보이지 않자 지난달 20일 대구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사이 사흘간 파업도 진행했다. 그럼에도 대구교육청은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장기재직 또는 퇴직휴가, 학습휴가, 자율‧기타연수, 급식실 배치기준 개선 등에 대해 모두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교섭 타결도 지연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이미 다른 지역에선 시행 중인 내용이다. [관련 기사=대구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내일부터 이틀간 총파업(‘24.11.20.)]

▲대구학비연대는 17일 오전 11시 30분 대구교육청 앞에서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17일 오전 대구학비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강은희 대구시 교육감에 연내에 교섭타결의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교섭 타결의 책임은 전국 시·도교육청과 교육부가 갖고 있다. 사측이 상식과 책임의 이행, 차별해소의 노력을 보여준다면 노동조합 또한 양보하며 계속 대화할 것”이라며 “교섭이 해를 넘긴다면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해를 넘기고 새 학기 2차 파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호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대구는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11월 21일, 22일 이틀간 단체협약으로 파업을 했다. 전국 꼴찌인 근로조건의 개선을 요구했지만 대구교육청은 알고 들어왔기 때문에 참아야 한다는 입장만 표명했다. ‘다른 지역이 잘못했다, 우리 지역이 잘한다고’ 한다”며 “전국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다. 교육공무직 노동자 60%는 방학 중 무임금이다. 임금이 없어서 생활이 안 되는데도 ‘예산이 없다, 직무가치가 낮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광장에는 학교 현장에서 차별받고 고통받은 여성 노동자도 많이 나왔다. 그들의 이야기에 수많은 학생이 호응하며 ‘맞다’고 했다.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구교육청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강은희 교육감은 3일간의 총파업으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알고 있다. 교섭의 연내 타결을 위해선 강은희 교육감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학비연대회의가 진행하는 임금교섭 또한 난항이다. 올해 교육부와 4차 본교섭, 11차 실무교섭을 진행했는데, 사측은 기본급 월 70,000원 인상안을 제시했고 노조는 최저임금에 준하는 기본급을 요구하면서 벽에 부딪혔다. 노조에 따르면 학교급식 조리실무원 등이 포함되는 유형의 월 급여는 198만 6,000원이다. 내년도 최저시급 1만 30원으로 월 급여(209시간)를 계산하면 209만 6,270원이므로, 현재 월 급여보다 최소 월 11만 270원이 인상돼야 한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