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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두고, 대구 시민 3,000여 명은 거리에서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 105명이 표결에 불참해 대통령 탄핵이 불발됐던 만큼 국민의힘에 탄핵에 찬성하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13일 저녁 7시 대구 동성로 CGV대구한일극장 앞에서 윤석열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가 열렸다. 자유발언과 공연, 행진 순으로 2시간 가량 진행됐고, 행진 코스는 공평네거리와 봉산육거리, 반월당네거리, 중앙로역에 이르는 약 2.4km였다.
자유발언에 나선 농인유튜버 ‘영’은 “저는 듣지는 못해도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의 첫 희생자는 농인 이세종 열사, 두번째도 농인 김경철 씨”라면서 “지난 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국민들은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이 대선후보 연설 때도 다른 후보를 향한 공격성 발언을 하거나 즉흥적인 뜬금없는 공약을 발표했다. 신중함은 전혀 없었다”며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계속 예산을 삭감하고, 문재인 정부탓, 농땡이만 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민의힘도 똑같다. 투표해달라고 굽신거리더니 국민들 등에 칼을 찍었다”며 “7일 진행된 탄핵안 표결에 국민의힘 몇몇을 제외하고 투표를 하지 않았다. 우리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우리의 목숨과 미래를 지키는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에서 방송작가로 일하는 20대 여성도 자유발언을 통해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날 새벽까지 방송 원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무책임한 대통령의 계엄선포로 많은 방송 노동자들이 준비했던 방송이 묻혔다”며 “여기 있는 분들도 마찬가지로 일상의 평화가 깨졌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구의 12명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말한다. 이것은 부탁이 아니”라며 “국민들이 당신들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다. 국민의힘 당명에만 존재하는 국민이 아닌 의원들의 행동 속에 국민이 존재하길 원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다. 1년 뒤에도 뽑아준다? 웃기지 말라. 1년 뒤에 국민의힘은 없다”고 덧붙였다.
행진 뒤 마무리 발언에 나선 김도형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장은 “요즘 집회에 학생, 청소년이 많이 나온다. 전교조는 정권에 밉보여서 학생, 청소년이 많이 나오면 배후세력으로 지목받는다”면서 “이 자리에서 학생과 교사는 그저 동지일 뿐”이라고 했다.
고등학교에서 역사 과목을 가르치는 김 지부장은 “굳이 배후 세력이 있다면 4.19때 이승만, 유신때 박정희, 5공화국때 전두환이 그 배후세력”이라며 “2024년 이 추운 겨울 수많은 사람들이 집회에 나오게끔 선동한 세력은 누구냐”고 물었다. 사람들은 “윤석열”이라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 한 사람 끌어내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우리가 경험해야 될 것은 그 세상을 위해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함께 광장에서 고민하면 좋겠다”며 “학교를 졸업하면 학생 대다수는 노동자로 살아간다. 노동자들의 투쟁을 기억하고, 사회적 약자의 힘겨운 싸움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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